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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브엄마 Oct 15. 2024

희망

이틀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상태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다시 항암을 할 수는 있는 건지

하루 이틀 잠을 깊이 자보지 못했다

새벽녘 어스름 깜빡 잠이 들어 오빠의 꿈을 꾸었다

이제 오빠가 괜찮으니 병실 침대에 새언니와 나란히 붙어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시원한 탄산수? 사이다?를 먹고 싶었다며

테이블엔 사이다가 놓여있었다

어렴풋이 그건 일본식 탄산수였던 거 같고 일본의 온천수 계란?이었던듯하다

몇 년 전 오빠가 가족들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했다가 가지 못했는데

그게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

꿈속의 오빠와 새언니는 너무나 밝게 웃고 있었다

큰딸의 알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 멍하니 바로 일어날 수 없었다

이제 제발 기쁨의 소식이길 바라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 등교 준비를

시작했다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새언니의 단체 카톡의 울림이 울렸고

혹시나 의사 면담이 가능할까 싶어 아침에 병원으로 왔는데 면담은 어렵고

다음 주에 가능한지 물어본 후 간호사 통해 겨우 물어본 후 얻은 답변은

상태는 크게 악화되지 않고 어제와 엊그제와 같다고 한다

그게 어딘지... 더 악화되어 있다는 답을 들었으면 어땠을지

출혈 가능성 때문에 내과랑 상의하면서 혈소판 수혈 진행할 예정이라고

지금이 치료는 오빠의 뇌출혈 수술 뇌부종에 효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다행히 백혈구 수치는 어제 4만에서 오늘 2만까지 낮아졌고 아세포도 90에서 70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난 이 말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지만 그저 수치가 낮아졌으니

좋아진 거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뇌출혈 결과가 단숨에 좋아지기는 어렵지만 백혈구 수치가 낮아지고 있으며 반응을 보였다는 건

치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장기들에도 특별한 이상이 보이지 않아서 면역력과 감염 때문에 걱정했던 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한다

난 사실 새언니에게 전화 한 통 하지 못하고 있다

 친언니와 수도 없이 통화를 할 것이며 남동생도 그럴 것이며 일일이 오는 전화받아가며

설명하는 게 힘들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이다

난 그저 카톡 단체문자로나 확인하며 남동생과 언니에게 얘기를 전달받을 뿐이다

엄마와도 통화를 못하고 있다

아들이 그지경에있는데 나의 전화가 무슨 소용 일까 

나의 쓸데없는 생각들일까

오늘도 기도한다 이렇게 글로라도 쓰면 뭔가 위력이 생길 거 같은 기적이 일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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