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브엄마 Oct 15. 2024

미옥언니

애들이 언제던든지 아빠 그리워할 때면

서스름 없이 저한테 연락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우리 2남 2녀 중 오빠와 많이 닮아 통하는 사람은

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빠와 손톱도 닮았고 성격도 닮았고 얼굴의 웃는 작은 입매도 닮았고

글씨도 닮은 걸 보면 아마 놀랄걸요

우리 조카들이요...

언니가 오빠가 생각나고 그립고 우리 조카들 아빠의 빈자리가 

그립고 아쉬울 때면 저를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유전자의 힘은 위대하니깐요

난요 지금도 우리 첫 조카 솔이를 생각하면 내가 낳은 딸같이 사랑스럽고

어린 날의 포동함을 놓지못하는데 

지금... 중학생의 아버지 잃은 아이에게 내가 뭐라 어떻게 다가갈 수가 없고

연락조차 할 수가 없어요 더더욱...

그저 참고 참고 그 아이가 다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작은 고모인 나를 먼저 찾을 때까지 내가 기다려 주는 수밖에...

지금도 솔이 준이를 위해서 내가 뭔들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함부로!

뭐든!

나설 수가 없어요!

그 아이들이 먼저 아빠와 함께 했던 고모와 삼촌의 그 어떤 날들이

필름처럼 머릿속에 떠나지 않아 우리를 찾아 준다면 고맙지만

중학생의 아빠 잃은 아이에게 동정? 그 모든 거 

함부로 뱉어낼 수가 없어요

난요 아빠를 먼저 하늘에 보냈지만 어른이 된 이후에 

닥친 일들이에요

어린 날의 내가 아빠를 잃었을 때 그 감정

난 하나도 몰라도

이해한답시고 동정하듯이 불쌍하단 듯이

그렇게 아이들을 대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그 기분 그 느낌 그 감정은

닥쳐본 사람만이 감히 알 수 있으니깐요...

그래서 함부로 연락할 수가 없어요

사무치게 그립고 그리워도 오빠가 그리운 날이면

미옥언니가 더욱더 그립고 그리워요 언니의 목소리 얼굴 밝은 아이들의 얼굴까지 모두 다요...


이전 14화 어이~ 동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