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니던데...
자기 계발의 시작은 대체로 운동, 독서가 무난하다. 그중 운동이 제일 만만한데, 요즘에는 워낙 헬스장이 많이 생겨서 접근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유튜브나 각종 SNS에서는 운동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 나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받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
나도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받아서 운동을 시작했지만, 딱히 내 삶에 변화를 느끼지 못하겠다.
단조롭고 뻔한 내 일상에 운동이라는 것이 추가되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대충 한 것도 아니다. 운동을 하는 기간 동안 꽤나 많은 몸의 진전이 생겼고,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와 사랑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체지방량은 15퍼센트 정도 되었고, 근육량이 많이 늘어서 체중의 절반 정도가 근육량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거의 매일 헬스장에 출석하다시피 하고, 헬스 트레이너들은 왜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냐고, 인사하면서 안부를 묻기도 한다.
근데 거기까지다. 여기서 더 나아가지를 못 하겠다. 운동하면 도전적이고, 남성 호르몬이 넘쳐흘러 자신감이 올라가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더라. 내 몸이 담을 수 있는 남성호르몬의 양을 정해져 있나 보다.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고, 밥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뿐...
운동을 한다는 것은 내 삶을 내 통제 안에 둔다는 의미이고, 운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신체적 변화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감정을 들게 만들어 새로운 일에 도전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된다. 추가적인 체력은 덤이다. 운동이 끝이 아니라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하는데, 아직은 힘이 부치다.
헬스장에 보면 몸도 엄청 좋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그게 전부인 헬창들이 일부 있다. 헬스 트레이너를 하는 것도, 딱히 다른 공부를 하는 것도, 직장을 다니는 것도 없이 육중한 몸을 이끌고,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2번씩 헬스장에 와서 죽을 듯이 운동하고 가는 형님들이 있다. 운동에 중독이 된 사람들인데, 운동이 좋아서라기보단 그냥 하다 보니까 계속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정말 멋있는 형님들이지만, 나는 뭔가 그들처럼 되기 싫다. 그들의 삶이 멋있어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서 더 나아가고 발전해야 하지만, 운동이라도 하고 있는 게 어디냐며, 스스로 자기 위안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누가 운동하면 삶이 바뀐다고 그러던가. 나는 그대로다..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지 같은 삶을 살면서 운동이라도 안 하는
너 뭐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