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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Oct 26. 2024

결핍의 근본적인 원인을 눈으로 보다

JTCI 성격 검사지 결과 및 마지막 동반자 상담 ; 상담의 끝을 맺으며

 

  오늘은 마지막 상담 일자였다. 선생님께 나의 신간 에세이를 드리고 나 또한 마지막 선물을 받았다.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에서는 기관에서 제공하는 선물을 내담자들에게 많이 나누어 준다. 오늘은 마지막 상담 날이자 나의 성격 검사지 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JTCI란, 청소년 성격 및 기질 검사로, 타고난 기질, 형성된 성격구조, 성격 발달의 성숙도를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이다.  나는 검사지를 보며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심리학 관련 분야에 내가 종사할 수 있을까. 나 조차도 고칠 점이 무수히 많은 결핍 투성이인데 내가 과연 타인을 잘 도와줄 수 있을까.'

 하지만 Lizzo의 To be loved 노래 가사처럼 내가 '원하기'때문에 나는 준비되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고쳐야 할 점은 지금부터라도 고쳐나갈 수밖에 없다. 적어도 원인을 알고, 고쳐야 하는 이유를 알았으니 말이다. 


  옆은 나의 기질인데 예상대로 나오긴 했지만 가히 충격적이었다.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건 알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예민하고 자기중심적인 아이였다. 물론 3세에서 18세 사이를 테스트하는 검사지이긴 하지만 상담에서는 24세까지도 청소년으로 봐준다. 연대감이 낮고, 낯선 사람에 대해 낯을 많이 가리며, 공감은 잘하지만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한 평가와 기준이 엄격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탐색적 흥분이 높아서 도전정신은 있으나 시작해서 끝맺음이 어려운 것은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이는 내 내 기질과도 관련이 있으며 살아온 배경, 부모의 양육 태도, 주변 환경과 관련이 있다. 선생님께서는 기질은 바뀌기 힘드나 성격은 바뀔 수 있다고 하시면서 환경이 바뀌면 결과도 바뀔 수 있다고 하셨다. 엄마와 나는 상극의 성향이다. 내가 엄마에게서 계속 질타를 받으면 나는 자율성이 점점 낮아지고 엄마에 대한 반항심이 커져 충동성과 타인 민감성이 커질 듯하다. 엄마는 절대 내가 방문을 닫지 못하게 한다. 항상 감시를 해야 한다는 명목 하에서다. 나는 그래서 다른 일을 할 때도 항상 뒤에 누군가의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고 긴장이 된다. 선생님은 적당히 봐서 거리를 둬야 할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안타깝게 나에게는 그게 엄마였다. 같이 있을수록 마찰이 커지니 서로 타협해서 같이 지내려면 서로의 정신건강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게 상담선생님과 정신과 선생님의 소견이었다. 나도 어렴풋이 느꼈지만 독립을 할 능력도 돈도 없어서 부모님께 지금은 의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나도 나름대로 이제 책을 내서 돈을 벌고, 동생 과외를 하거나 주식을 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직까지는 푼돈이다. 독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정말 돈이 없다. 돈을 이때까지 왜 안 모았냐고 자책하는 것을 보니 관대함이 떨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 차라리 이렇게 직면하게 돼서 다행이다. 이때까지 내가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조금은 이해되는 느낌이다. 100% 맹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왜 내 중심을 단단히 잡고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내 기질과 성격을 혐오하지 않는다. 좋은 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결점 투성이인 성격은 점점 깎이면서 동글동글 해지며 굴러가서 사회에 잘 섞여 들어갈 것이니까. 하지만 아름다운 나만의 색깔을 입혀 섞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무도 그걸 노력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씁쓸하지만 괜찮다. 나에게는 나 자신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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