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확신의 결실
자기 확신이 생기게 된 건 내가 만든 자아 효능감의 덕이 크다. 드디어 내 책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동경했던 출판사에 입고되었다. 고등학생 때 저자 초청 강의를 들으면서 '미래에 내 책은 어느 출판사에서 받아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 책을 받아주는 곳은 왠지 아무 데도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도전함으로써 깨달았다. 도전해서 안 되는 일이 많지만 되는 일도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망설여질 때는 해보고 후회하되, 신중히 고민을 하면 된다. 너무 급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니 사전 조사를 철저히 즐기며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하게 굴다가 손해를 많이 본 나는 실행은 빠르게 하되, 개시는 시간을 두기로 했다. 이번에는 영어 회화 과외를 해보기로 마음먹고 바로 홍보 전단을 만들었다. 물론 나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생각이지만 나중에 대학 합격 발표가 나오면 내 포트폴리오를 더 풍성하게 수정할 것이다. 가격도 시작은 작게 잡지만 경험이 쌓이면 내 가치를 높일 생각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내가 실수도 하고 많이 거절당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길을 택한 나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이제는 더 이상 멈추지 않기로 했다. 가다가 중간에 서버려 이전까지 잘해오던 것들을 허공에다 뿌리는 짓을 반복했었다. 뿌려놓고는 날아가지 마라고 손을 뻗어 하나하나 잡으려 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에 목매다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난 사전 조사에 힘을 쓰기로 했다. 과외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팁이 있는지 등을 검색해서 데이터를 모아 내게 맞는 것들을 추리기 시작했다. 미리 가본 길을 잘 알려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존재함을 깨달은 후, 나도 나중에 그런 팁들을 뿌리고 싶어졌다. 나는 과외를 하는 방법을, 타인을 가르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교육학에 관심이 생긴 듯하다. 그래서 내 화상영어 선생님과 여러 대학생 과외 선생님들의 팁을 계속해서 물으며 자료 정리를 해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이렇게 힘들게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버는 데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타인의 돈을 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었기에 그러는 것이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고, 기왕이면 최선을 다 해보고 싶다. 되든 안 되든 발전하고 싶고 해내가는 과정에 행복을 가득 싣고 힘듦보다는 설렘을 택하고 싶다. 내 감정의 주인이 나라는 당연한 순리를 체득하고 나서야 난 비로소 나 자신에게 중심을 둘 수 있게 되었고, 막연하게 불확실한 것들에는 대부분 답이 없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정형화된 답을 요구하는 아이러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 인생은 원래 힘들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재미 또한 크다는 것을 배웠다. 그걸 타인에게 공유하며 똑같이 따라 하라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한 손전등 역할을 해주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참고는 하되, 나만의 과외를 만들 것이다. 도움이 되고 싶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강사가 되고 싶다. 그게 끊임없이 내가 화상영어 강사 채용을 도전하는 이유다. 매년 떨어져도 이젠 1단계에서 넘어가 2단계에서 떨어지고, 다음에는 합격을 소망한다.
안 되더라도 상관없다. 될 때까지 할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결과는 될 것이라고 정해져 있다. 내가 그렇게 정했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선택해서 실행하는 재미를 느낀 후, 비로소 내 삶의 방향키를 내가 쥔 느낌이다. 오빠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그만 듣고 싶으면 돈을 벌라고 했다. 그래서 그러기로 했다. 하지만 그 누구의 방법도 아닌, 내 방식대로, 내 마음이 가는 데로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통해 눈 질끈 감고 다이빙할 것이다. 겁을 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때로는 과감해져야 할 때가 있다. 이제는 그럴 준비가 되었다. 새로 시작했으니 한 번 끝까지 가보자. 이제는 멈추지 않는 거북이처럼 묵묵하게 토끼를 이길 준비가 되었다. 물론 못 이겨도 완주만 해도 상관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