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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떨림 앞에 다시 서다.

by 너울

해보지 않았던 일, 가보지 않았던 길 앞에 서면 언제나 두려움과 걱정이 먼저 찾아옵니다.

오늘, 저는 KG에듀원에서 ‘돌봄의 자리에서 나를 잊지 않는 법’ 이라는 주제로 라이브 강연을 합니다.


이러닝 촬영은 몇 번 경험하며 조금씩 익숙해졌고, 이제는 ‘경력자’라는 이름도 붙었지만, 라이브 강연은 여전히 ‘처음’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하네요. 카메라 너머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해야 한다는 것. 이 작은 떨림과 긴장이 오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도전 앞에 누구나 마주하는 감정들이 있겠지요. 그 두려움, 설렘, 긴장의 실루엣을 이제는 피하지 않고 천천히, 선명하게 바라보려 합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주는 감정들이니까요.

“강의 잘 하시네요.”
“알아듣기 쉬워요.”
이런 평가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너머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돌봄의 시작은 나를 돌보는 일이 먼저였구나.”

“돌봄의 자리에서도 감사를 찾을 수 있는 거구나.”

“나를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그 사랑도 흘려보낼 수 있구나.”


이런 후기가 남는 강의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과 오늘의 강연에서 만나게 될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돌봄의 자리에 있는 분들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진심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돌봄은 나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조율하는 용기니까요.


이 글을 쓰며 저는 또 하나의 ‘나’를 만나고 있습니다.

나를 먼저 돌보는 법을 배웠고, 나를 잊지 않는 법을 익혀갈수록 내가 건네는 돌봄도 함께 아름다워질 거라는 확신이 있거든요. 그 자리에 쓰임 받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강연의 모든 내용은 최근 출간된 책, 『간호사, 다시 나를 돌보는 시간』 의 축약판이기도 합니다. 책 출간을 앞두고 주님이 저에게 주신 또 하나의 선물이 바로, 이 강연이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이 선물에, 세상에서 드릴 수 있는 가장 깊은 감동과 감탄으로 화답하고 싶습니다.


이 책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찾아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떨리는 제 마음은 간절함을 담은 파동이 되어 흘러가길 기도하고, 긴장되는 마음은 진심을 꾹 눌러 담은 묵직한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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