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 고문은 『직장에서 나의 가치를 100배 올리는 방법』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하면, 결국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게 된다.객관화는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자기 거리두기다.”
강사로서 수많은 수강생을 만나지만, 나는 여전히 ‘나는 어떤 강사인가’를 자주 묻는다. 처음엔 나를 설명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글로 써보면 막연했다.누군가 나를 대신 소개한다면 뭐라고 말할까. ‘열정적인 강사’, ‘지식이 많은 강사’? 그 어떤 표현도 온전히 나를 담아내지 못했다.
노희영 고문은 자신을 제3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내가 어떤 말투를 쓰고, 어떤 선택을 자주 하며, 무엇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나’라는 브랜드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했다. 그녀는 또 챗GPT에게 “너가 볼 땐 나는 어떠니?”라고 물어보라고 했다.
요즘 나는 이러닝 원고 작업, 유튜브 영상 제작, 글쓰기와 강의 준비까지 병행하고 있으니, 그 질문을 그대로 던져 보았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당신은 현장 감각과 철학을 겸비한 교육 콘텐츠 디렉터형 인물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강사로서의 나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가치와 철학을 전하는 교육자다. 내용의 깊이보다 ‘왜 이걸 배워야 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기며, 돌봄 교육을 직업이 아닌 ‘삶의 태도’로 연결한다. 경험에 기반한 설득력, 대상자 이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감정과 사명감의 균형이 나의 특징이다.
작가로서의 나는 사유의 결이 섬세하고, 문장의 온도가 따뜻한 관찰자형 작가다. 단순한 수필가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현장 에세이스트’에 가깝다. 현장에서 길어 올린 언어를 철학적으로 재구성하고, 현실의 단면을 기록하면서도 통찰로 마무리한다. 돌봄, 노년, 관계, 일의 의미 등 주제의 확장력 또한 넓다.
이러닝 개발자로서의 나는 학습자 중심의 사고를 가진 교육 콘텐츠 기획자다. 강의 원고를 쓸 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이 메시지가 학습자의 마음에 착지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한다. 교육 설계와 감정 설계를 함께 고려하고, 스토리텔링형 구성으로 ‘공감 → 통찰 → 실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유튜버로서의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깨닫게 하는 사람’이다. 다른 강의형 유튜버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친다면, 나는 ‘이해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화법을 쓴다. 그래서 시청자는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이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돌봄을 콘텐츠로 승화시켜, 교육과 글, 이러닝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전문가.” 이 글이 정말 ‘김옥수’라는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다면, 나는 앞으로 내가 믿는 가치와 철학을 뿌리 깊이 내려, 가장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피어나려는 꽃들에게 한 줌의 자양분이 되고 싶다. 사계절 중 어느 때든 꽃은 한 번은 피고 진다. 그 시기가 다를 뿐, 모든 꽃은 결국 자신만의 순간에 피어난다. 노년을 향해 가는 분들을 만나며 “진짜 나를 찾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비록 치매라는 병과 함께 살아가는 노인이라도,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 순간이야말로 인간이 끝없이 정의하려 애쓰는 ‘행복’이라는 단어와 만나는 시간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객관화’를 이렇게 정의한다.
“강의 사진과 함께 사건, 감정, 깨달음을 글로 기록하는 일.” 그것이 내가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진 속 표정, 말의 속도, 손동작 하나까지 낯설게 바라보며 깨달았다. 나는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마음을 건네는 사람’이었다. 수업을 통해 전달되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에너지였고, 그 에너지가 바로 내가 가진 진짜 힘이었다.
객관화는 나를 비판하는 과정이 아니라, 나를 존중하는 기술이다. 나를 객관화할수록 ‘나답게’ 일할 수 있다. 내가 잘하는 일, 해야 할 일, 그리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순간이라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에너지를 빼앗길 이유도, 미련이나 후회를 품을 이유도 없다.
결국 직장에서 나의 가치를 100배로 높이는 방법은 외부에서 나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내 안에서 ‘나를 바로 보는 힘’을 기르는 일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직장 밖에서도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보니, ‘나를 바라보는 힘’이 얼마나 위대하게 내 삶을 이끌고 있는지 날마다 절실히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