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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즐긴다는데두...

믿지 못 하는 내 친구

by 오월의고양이

너 괜찮니?

하루 종일 매어있잖아

열 시 반에 출근해서 여섯 시까지밖에 안 하는데?

어쨌거나 매어있지

집이 바로옆이서 손님 없으면 쉴 수도 있거덩?

그래도 매어있는 거지.

너 운동은 하니?

아침 두 시간씩 보더코리 데리고 산책

에이 그거 걷는 거잖아. 걷는 건 동효과 없어.

등산도 가끔 해

등산도 릎관절에 안 좋대.

직도 골프 하니?

골프도 운동 안 되잖아.

요즘엔 카트 안 타고 걸어 다녀.

그것도 걷는 거잖아.


런데 친구야 나 놀아 카페에서 진짜루...

손님이 바글거리지도 않아서

멍 때리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글도 써. 딱 좋아. 완전 좋아. 내 인생의 봄날이야.

오 년째 좋아. 진짜루...


너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뭐 하고 놀지 고민한다 했지? 난 카페 쉬는 일요일 공휴일 놀 생각에 어깨춤도 춘단다 친구야.


니가 극찬하는 요가...하곤 안 맞아.

니가 빠져사는 탁구도 말이야. 있지? 스카이서브하는 남자 친구한테 반해서 결혼까지 골인했잖아. 그럼 지 뭐.

니가 꼭 해 보라는 수영... 나... 물에 뜬다. 막 휘적거리면 앞으로 가기도 해. 는 딱 거기까지야.

니가 좋다는 건 너만 좋으면 좋겠다 친구야. 우리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살자꾸나 친구야.


그나저나 니 무릎은 어떻게 된 거니? 구부렸다 펼 때마다 악! 그러더라. 괜찮은거지? 그리고 얼마 전 손목수술로 철심 박은 거 그거 탁구 치다가 발이 겹질려 그렇게 된 거라며? 탁구가 얼마나 좋으면 철심 박고도 즐기겠어. 나는 이해가 되던데 너는 내가 이해가 안 되? 친구야.


내 소중한 오랜 친구는 걱정이 많다. 치지도 않는다.

40년 지기 내 친구야. 그냥 살아가자꾸나. 응?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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