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은 사랑의 징검다리
왠지 칭찬받는 기분이 들어요.
왜 있잖아요? '참 잘했어요!'
음료 한 잔에 도장 하나, 대단한 서비스도 아니다.
쿠폰 한 묶음을 내놓으신다. 무려 10장이다.
이러면 안 되려나? 머쓱하게 웃는다.
그럴 리가요.
이 분은 음료 100잔으로 10개의 쿠폰을 모으신 귀한 분이다. VVIP다. 그날 그들은 마음껏 고가? 의 음료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 이것이다. 내가 딱 바라던 바다.
쿠폰으로 플렉스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팀도 있다. 여섯 장 또는 일곱 장을 인원수만큼 모아서는 그날은 몽땅 공짜!로 마시자고!! 하하 호호 웃음꽃이 핀다. 쿠폰이 그런 거다.
처음의도는 매출진작, 수익창출, 단골유입이었다.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진다.
가로 9CM세로 5CM 명함 한 장 크기. 황금비율 직사각 바탕 위에 동그라미 또는 육각형, 10개의 모양칸이 있다. 딱 도장하나 찍힐 만큼이다. 결제된 음료의 개수만큼 꾹꾹 눌러 채운다. 더도 덜도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가끔 실수한다. 누르다가 관성에 의해 오버를 한다. 고객님입이 귀에 걸린다. 참으로 소소하다.
바탕은 빨간색과 초록색이 번갈아 제작된다. 어쩌다 보니 상징하는 색깔이 두 가지가 되었다. 디테일도 있다.
줄을 긋거나 아니거나, 동그라미? 육각형? 로고의 크기, 모양... 고민한다.
사용기한 없다.
한참전의 것이 만나진다. 재미있다.
생색내는데도 이용된다. 동네 축제에 쿠폰뭉치를 협찬한다. 한 장에 음료 한 잔이다. 현장에서는 상품권으로 둔갑된다.
최첨단 울트라 캡숑 포스기로 바꿨다. 지역화폐, 제로패이, 애플페이, 페이스패이까지 싹 다 가능하다. 고객정보를 입력하면 행사나 신메뉴출시등을 메시지로 보낼 수도 있다. 쿠폰관리도 할 수 있다. 유용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나는 고객과의 소통은 오로지 쿠폰하나다.
거절 못해 승낙했던 광고성 정보수신은 알람이 뜨면 읽지도 않고 삭제했었다. 나는 그것의 효용성을 믿지 않는다.
카페명으로 수신된 메시지를 확인도 안 한 체 얼굴 찌푸리는 상상을 하고 싶지 않다.
동네장사는 단골장사.
일 년에 한 번 빙수철에 방문하시는 분도 단골
몇 년 냉담 후에도 오시면 다시 단골이다.
그분들이 내미는 그때 그 쿠폰을 마주하면 새삼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온다.
카페가 존립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단골이고 재방문이다.
저세상 커피맛, 스페셜티? 신맛 단맛 쓴맛 떫은맛 어쩌고저쩌고...
매력적인 인테리어포인트.
맛과 멋 넘사벽 디저트
아니 아니
못 따라갈 것들은 과감히 패스
성수동에 가면 다 있다.
연남동에 가도 있다. 파주도 만만찮다. 전국방방곡곡에 넘쳐난다.
동네상권에서 오랫동안 자리하는 이유를 신기하게도 그들만의 단골이 있다.
단골의 확보가 카페의 존패를 결정짓는다.
고객님 지갑 속에 쿠폰들이 빽빽하게 담겨있다.
쿠폰으로 이웃이 된 듯하다. 고양이 강아지 하트 꽃등 그들의 생각도 보인다.
쿠폰을 모은다는 것은 그곳을 다시 갈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내 카페 쿠폰이 끼어 있다 오늘은 이곳 내게 돌아와 칭찬도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