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가 부러워..
나는 그녀가 좋다!! 나는 그냥 그녀가 좋다 나는 그녀 발끝이 좋다 그녀와 함께 걸을 때 그녀의 발끝을 맞추려는 내 마음을 평생 모를 것이다. 그녀와 함께 걸을 때 그녀의 걸음 속도를 맞추는 내 마음도 평생 모를 것이다!! 발끝과 속도가 딱 맞아떨어지며 걷는 그 순간에서 오는 그 안정감이 내게 숨겨진 기쁨이라는 것도 평생 모를 것이다!!
나는 그녀가 말할 때 -ㅇ으로 끝나는 그 귀여운 말투가 좋다. 그 말투가 귀엽다고 말하면 그녀는 내가 자기자신을 어린 아이로 볼까봐 걱정한다. 나는 그녀의 그런 마음도 좋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어린 아이처럼 보이면 내가 떠날까봐 걱정한다. 나는 그런 작은 마음도 너무 소중하다. 너무 소중해서 다른 무언가를 비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세상의 모든 마음들을 옆에 대놓고 그녀의 마음과 비교해보아라! 그녀 마음에 비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있을는지!
자신의 불완전함을 숨기려는 그녀의 마음이 좋다. 사소한 것 하나도 배려하고 생각하며 슬퍼하는 그녀가 좋다. 언제나 내 마음을 상상하고 있을 그녀를 나는 역으로 상상한다. 그럴 때면 나는 그녀와 텔레파시 같은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붉은 실이 엮어 있어 멀리서도 나는 그녀를 떠올릴 수 있다
어딜 가든 첨벙첨벙 걸어다닐 그녀를 나는 떠올릴 수 있다. 그 모습을 뒤에서 몰래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 그녀 곁에 숨어있다 깜짝 놀래키고 싶은 마음이다. 그녀를 놀래키면 그녀는 으악하고 소리지른다. 그때 평소엔 절대 들을 수 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목소리를 담아두고 우울할 때마다 듣고싶은 마음이다. 그럴 때면 그녀는 그 목소리를 부끄러워한다. 나는 그러한 그녀의 면들이 다 좋다.
나는 생각보다 그녀의 어른스러운 면에 놀래곤 한다. 그녀는 아이지만 어른이다. 사실 그 누구보다 어른이다. 나는 그녀가 보고 싶다. 그녀에게 편지를 쓸 때 그녀의 이름을 내 손으로 적어봤다. 나는 그 순간 손이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세 글자 이름에는 우주의 모든 비밀이 담겨 있다는 듯, 알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나는 그 이름 세 글자만이 편지 텍스트들의 무더기에서 유일하게 빛나고 있는 단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긴 글 한 가운데에서도 단번에 찾을 수 있는 등대였다.
그리고 그 이름을 내 손으로 적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이건 기적같은 일이다. 그녀는 내게 상징이다. 징표다. 어떤 별도 그녀 앞에서는 빛날 수 없다. 그 빛의 정도가 약해서 어둠으로 보일 것이다. 나는 그냥 그녀를 한없이 안고 싶다. 나는 그녀를 안을 때마다 힘을 얻는다. 우리의 극이 딱 들어맞아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그녀가 울 때면 나는 너무 슬프다. 너무 슬퍼서 사실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그걸 들킨 적은 없다. 그녀 앞에서는 항상 강한 모습만 보이고 싶다. 나는 그녀의 모든 불완전함을 안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녀는 바보 같다. 그냥 바보다. 짱구가 훈이를 먹듯이 나는 그녀를 먹고싶다. 그녀의 볼을 내 입안에 머금고 싶다.내 입이 아주 커져서 그녀의 머리통의 절반 정도를 내 입에 넣어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짱구가 부러울 때가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