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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나의 예쁜 식빵

by 그사이


잠시 휴가 후 돌아왔으니 따로 인트로 글은 없습니다. 사실상 31번째 그릇입니다.

다시 만나서 기뻐요~

<밥 짓고 글 짓는 맛집>

- 주인백 -



< 담백한 기본 식빵 >
강력분 300g
우유 200ml
이스트 6g
설탕 15g
소금 5g
버터 20g

* 반죽하기 *
따뜻한 우유에 설탕, 소금, 이스트 밀가루 100g 정도를 넣어 잘 섞은 뒤 남은 밀가루를 넣고 한 덩어리가 되게 뭉친다.
3분간 반죽을 한 다음 말랑한 버터를 가운데 넣어 계속 반죽한다.
총 10분 정도 반죽을 한다.

1차 발효 1시간
2차 발효 30분 (성형 후 틀에 넣어서)

* 굽기 *
180도 예열 후 180도 30분 굽는다.


< 나의 예쁜 식빵 >


“좀 더운데..”

“빵 사러 나가면 더 더울걸...”

“습도 73.. 발효가 잘 되겠군..”

아침습도가 이 정도면 오늘 잘하면 빵도 발효되고 나도 발효되겠다. 간단한 빵만 굽다가 오랜만에 식빵을 굽기로 한다.

잘 될까?


“아아아.. 내 손목...!”

반죽이 이쯤이면 됐겠지. 에라 모르겠다.

1차 발효 시작..

1시간이 지나고 보기엔 술빵처럼 잘도 부풀었다. 밀가루 묻혀 푹 찔러보는 손가락 테스트도 합격이다

애써 부풀어 오른 반죽을 꾹꾹 눌러 기를 죽이고, 네 등분으로 나누어 모양을 잡아 빵틀에 안착시킨다.

2차 발효 30분.

다시 소복이 부푼 반죽이 신통하니 상을 준다. 윗면에 고소한 계란물을 살살 발라준다.

오븐에 넣고 30분을 기다린다.

잘 됐을까?


빵 만들기는 대부분 불확실하고,

빵을 만들 땐 언제나 긴장이 된다.

부풀지 못하고 돌덩이가 될지

잘 부풀어 올라 예쁜 모습이 될지

미래를 알 수가 없다.

뜨거운 오븐 속으로 들어가면 일정시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인내해야 한다.

더 이상 내 권한이 없는 오븐 안을 오매불망(寤寐不忘) 들여다보니 뜬금없이 자식을 키우는 일과 닮은 생각이 든다.


아침에 한차례 절망을 했다. 실패한 건포도 식빵으로 아까운 재료를 허비했다.

마음에 상처도 생겼지만 절망 속에 주저앉지 않고, 일어나 다시 계량을 하고 다시 손목이 부서져라 반죽 덩어리를 주물렀다.

이제 결과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절망뒤에 찾아온 환희.

잘 됐구나.


세상에 이렇게 기특하고 예쁠 수가..

먹지 않아도 그 모습 그대로 네가 참 좋다.

나의 예쁜 식빵.


아, 예쁘다~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예쁘다. 업고 놀까?
이것은 닭살인가? 속살은 더 예쁘다. 아, 나의 식빵


건포도 식빵

“넌 내게 절망감을 줬어.”

망한 건포도 식빵이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니까 기록으로 남겨둔다.

건포도 식빵 너도 사랑한다.
우린
최선을 다했으니..




시즌 1의 메뉴도 맛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smellso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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