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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28. 2024

마음 날씨

짙은 가을


마음 날씨



바람이 식은 가을 하늘에

심연의 물고기가 몸을 드러냈다.

검은 눈을 빛내고 소리를 질러

한바탕 소나기를 뿌렸다.

봄, 여름날 후두둑 빗소리보다

느린 리듬으로 흐느적거렸다.

어설픈 춤이 발목을 잡아

한 바퀴 돌리기도 전에

제 풀에 주저앉았다.

헛걸음 일기예보에 우산을 챙겨놓고

베란다 틈새로 빨래가 눈물을 흘렸다.

한 발 물러난 먹구름 속으로

아귀가 콧등에 불을 켜고 숨어들었다.

더 이상 햇살이 얼굴을 보여 주지 않아

한숨으로 깊게 우물을 파고

두레박 줄을 걷어 올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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