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을이라 그런 줄 알았다.
쓸데없이 마음에 부는 바람이 서늘해서
투정 부린다고 여겼다.
쓰린 상처보다 흐르는 붉은 피가 아프고
속으로 삼킨 한숨보다 거짓 눈물이
더 아픈 줄 알았다.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돌덩이로 돌아와
가슴을 치고 깨졌다.
산산이 부서진 것은 심장 근처 두근거림인데
하릴없이 돌조각을 맞추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손을 놓는다.
끝을 정해놓고 가는 길에 단 한번 후회도
발목을 잡지 않았다.
알알이 부서진 모래를 한 움큼 쥐어
눈앞에 뿌려놓고 바람 따라가는
시간만 탓했다.
포기보다 덜 아픈 것은 없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