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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두 마음을 담은 하루

리멤브런스 데이 vs 빼빼로데이

by 코리디언

11월 11일, 같은 날짜 다른 의미


캐나다의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


캐나다의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추모의 날)는 매년 11월 11일이다. 이 엄숙한 날은 전쟁과 평화유지 임무 중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로, 이 날짜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협정이 발효된 1918년 11월 11일 11시를 기념한다.

캐나다 전역의 여러 주와 준주에서는 이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으며,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은 붉은 양귀비 꽃이다. 이 꽃은 캐나다 군의관 존 맥크레이 중령이 쓴 유명한 전쟁 시 「플랑드르의 들판에서」에서 영감을 받아 전사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착용한다.

캐나다에서 11월에 많은 캐네디언들이 양귀비꽃을 가슴에 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의 다른 글을 참조해 주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coreadian/120#comments



오전 11시가 되면 전국적으로 1분간 묵념을 하며, 전몰장병을 추모한다. 전쟁 기념비, 위령탑, 학교 등지에서 기념식이 열리며, 헌화, 전쟁 시 낭독 시, 「추모의 송시」 낭송 등이 진행한다. 리멤브런스 데이는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전쟁의 대가와 평화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날이다.


한국의 빼빼로데이


빼빼로데이는 한국에서 매년 11월 11일에 기념되며, 같은 날짜의 리멤브런스 데이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 날은 친구, 연인, 동급생들끼리 초콜릿으로 코팅된 막대 과자 ‘빼빼로’를 주고받는 날이다. 11월 11일의 숫자 배열(11/11)이 빼빼로 네 개가 일렬로 선 모습과 닮아 이 날이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밸런타인데이와 비슷하게, 빼빼로데이는 상업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을 지닌 행사이며, 한국 전역의 상점과 마트에서는 특별한 빼빼로 선물 세트를 판매하며, 남녀노소 모두가 이 과자를 주고받는다. 1990년대에 여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하고 키 크기를 바란다’며 과자를 주고받은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으며, 시간이 지나며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빼빼로데이는 대체로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의 기념일이지만, 지나친 상업성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은 한국 대중문화 속에서 우정과 나눔의 기쁨을 상징하는 사랑받는 기념일로 자리 잡고 있다.


선물로 받은 수제 빼빼로


캐나다의 리멤브런스 데이와 한국의 빼빼로데이는 모두 11월 11일에 기념되지만, 그 의미와 전통은 매우 다르다. 캐나다에서는 군인의 희생을 기리고 평화를 되새기는 엄숙한 날인 반면, 한국에서는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달콤한 간식을 나누며 즐기는 축제의 날이다. 각 기념일은 해당 국가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나는 한국인으로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한쪽은 기억과 감사로, 다른 한쪽은 나눔과 즐거움으로

오늘 하루, 두 마음을 함께 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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