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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회고, 잘하고 있는 걸까?

by 성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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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회고를 여러 번 진행해 봤지만, 만족스러운 회고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회고가 훨씬 더 많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바쁜 프로젝트 일정에 지쳐 회고 시간에 집중하지 못해서였을까요? 회고 자체는 잘 했지만, 발견된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부족해서였을까요? 의미 없는 애자일 회고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회고해 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회고 문화를 도입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애자일 회고 기법으로 KPT, 4L, CSS 등이 있습니다. 이 기법들은 구조가 명확하고 따라 하기 쉬운 장점 덕분에 많은 팀들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검증된 기법들을 활용해 회고를 진행하더라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발생합니다.


회고가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기법을 따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데에 있습니다. 왜 회고를 해야 하는지, 지금 우리 팀에게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정해진 포맷을 채우는 데만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싸하게 정리된 회고록은 남지만, 정작 와닿는 내용 없는 속 빈 강정과 같은 무의미한 시간이 되기 쉽습니다.


애자일 회고를 하는 이유는 팀이 과거의 작업을 돌아보고,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개선될 필요가 있는지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회고는 팀이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과 개선의 과정입니다. 애자일 회고의 목적은 경험을 통한 성장입니다. 이전과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고, 잘못된 부분은 개선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회고를 통해 만들어지는 성장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회사(프로젝트), 팀(협업), 개인(역량)의 성장입니다. 첫째, 회사 차원의 성장. 프로젝트 방향이 조정되거나, 제품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경우입니다. 둘째, 팀의 성장. 팀 안의 신뢰, 피드백 방식,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개선되는 경우입니다. 셋째, 개인의 성장. 회고를 통해 스스로 역량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성장 방향을 찾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이 충족된다면, 그 회고는 충분히 의미 있는 회고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팀이 애자일 회고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회고 기법을 도입하려 합니다. 물론 새로운 방식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왜 회고를 하는지에 대해 팀 전체가 인식하고, 효과적인 회고가 되도록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고의 첫 단계는 ‘멈춤’입니다. 하던 일을 멈춰야 과거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고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멈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멈추고 성장하기 위한 회고를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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