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일탈과 같아서, 그 당시에는 황홀에 빠져있는 게 대부분이다. 마치 음주상태 같달까(물론 여행 중에 음주 빈도는 늘어난다.). 마찬가지로 다음날 아침에 느끼는 강렬한 고통, 술병이라 일컫는 그런 고통이 여행에도 수반된다.
그전 며칠이 즐겁고, 그중에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망각할 정도로 기쁘다가 돌아오면 한 며칠 멍하다. 그리고 조금 더 있으면 괜히 쓸쓸해진다.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자극의 빈자리 때문이라고, 술과 사랑과 여행의 공통점이 여기에 있다. 기쁜 만큼 슬퍼지는 조울증의 메커니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떠나는 것 역시 술戌시가 되면 술을 찾는 알량한 다짐을 되풀이하는 나의 중독자 기질 때문일 것이다.
여독旅毒을 남은餘독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남은 여행을 다시 떠나는 나그네의 감각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적어두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쓸쓸해도 곧 또 당길 테니까.
※여독 때문에 늦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