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벚꽃 잎이 눈처럼 흩날릴 때
그건 너무 짧은 아름다움이
머무르지 못해 흩어지는 순간이었다.
가을날,
은행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
그건 길었던 푸른 시간이
조용히 땅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벚꽃은
이별을 알기에 아쉬워 슬프고,
은행잎은
이별을 받아들여 담담하다.
청춘,
열정이 차고 넘쳐 터져 나올 때
젊음은 세상과 부딪히며
타협을 모르는 교만 속에 있었다.
중년,
경험이 은은히 무르익을 때
바람처럼 지나간 청춘을
미련과 아쉬움으로 삭이는 시간이다.
청춘은
열정만 있었기에 슬프고,
중년은
그것을 알기에 담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