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Mind The Bollocks Here's TheCruella
크루엘라는 개봉 당일에 친구와 함께 보러 다녀온 영화이다!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서 보고 왔는데, 며칠 전에 또 생각이 나서 다시 봤다.
크루엘라를 보고 나서 이것저것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장에 적어둔 듯해서 찾아보니,,, 5월 27일에 써놨던 메모 발견ㅋㅋㅋㅋㅋㅋ영화 속에서 들린 것 같았던 노래들을 대충 기억나는 대로 써놓고, 느낀 점도 맥락 없이 우르르 써놨다. 70년대 펑크, 글램록이 많아서 영화 보는 내내 귀가 즐거웠다
내가 크루엘라를 보자마자 느낀 점은 오 섹스피스톨즈랑 좀 비슷한데?! 였다.
섹피의 첫 콘서트는 1975년도에 St.Martins College of Art에서 이루어졌다. 이 학교는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가 수없이 배출됐던 곳이다. 말콤 맥라렌과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섹스피스톨즈를 통해 영국의 펑크문화를 확립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섹피의 의상은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담당했는데 찢어진 셔츠, 쇠사슬, 가죽재킷, 모히칸, 피어싱, 구멍 난 티셔츠 등등 펑크 패션 하면 생각나는 요소들이 이때 딱 정립되었다. 이 영화 속에서는 크루엘라가 이기팝 앤 스투지스의 I Wanna Be Your Dog에 맞춰서 패션쇼를 하는 장면에서 그러한 펑크 느낌이 물씬 난다. 물론 글램록 느낌도 나고!
그리고 섹피의 노래 중에 No feelings의 자기도취적인 화자의 모습이 크루엘라에 투영되어 보였다. “I've seen you in the mirror When the story began”, “I got no emotions for anybody else. You better understand I'm in love with myself, myself, My beautiful self”, “I've no feeling, no feeling, no feeling For anybody else. Except for myself, My beautiful self-ish.” 등등 “님들에게 줄 관심 없음~ 난 오로지 아름답고 짱멋있는 나 자신과 사랑에 빠졌을 뿐ㅎㅎㅎ”이라는 논조의 가사는 딱 크루엘라 같았다. 크루엘라의 자아도취적 이기주의자의 모습은, 가장 친한 친구들조차 크루엘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휘두르며 강압적으로 명령를 내리는 독선적인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그런데ㅜㅠㅠ노필링 노래에 관한 쟈니 로튼 인터뷰에서는 노래 속에 숨은 의도를 설명해주는데, 가사의 나르시시즘적 외연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내포 역시 크루엘라다. (대충 날려서 내 멋대로 의역하자면) 쟈니 로튼은 No Feelings은 아무에게나 혹은 아무것에나 마음을 붙이기 힘든 사람들이, “사랑”으로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집착하는데 사실 그건 임시방편, 즉 가짜 사랑이라고 한다. “No empathy”에 관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반대라는 것.
아무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 하나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던 크루엘라가, 극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제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 변한다. 크루엘라의 간지 나는 성장 덕분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잔뜩 느낄 수 있었다.
“Anyone can do it!”이 슬로건이었던 섹피처럼 크루엘라도 럭셔리 브랜드들 옷을 제 손으로 직접 리폼하여 만든다. 에스텔라 시절에도 각종 브랜드에 레퍼런스를 두고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하여 그만의 새로운 옷을 재창조한다. 크루엘라가 쓰레기차에서 쓰레기를 이어 만든 드레스를 입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은 The God Save the Queen의 “We're the flowers in the dustbin” 소절을 떠오르게 했다. (물론 이때 흘러나온 음악은 The Clash의 Should I Stay Or Should I Go였지만 말이다)
벽에다가 조명으로 그래피티를 하고 가죽재킷에 바이크를 몰고 온 크루엘라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헵번처럼 우아한 바로네스와 대조됐다. 이때 크루엘라의 얼굴은 “The future”라는 그라피티가 가면처럼 뒤덮여 있다. 그리고 이 그래피티의 글씨체는 섹스 피스톨즈의 로고와 비슷하다. 완전 펑크 아니냐구!!ㅋㅋㅋㅋ 정말 이들처럼 제 갈길을 본새 나게 걸어 나가는 사람들의 열정을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