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의 하늘이 참 아름답다. 어쩌다보니 추석을 훈련소에서 보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꽤 버틸만 하다.
27연대 2중대 몇(?)소대 몇(?)분대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다. 16명이서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
지금은 휴대폰을 볼수있는 시간대이다. 분대원들 모두 부모님께. 또는 애인에게 연락을 한다. 이제는 샤워하거나 움직일때 마다 제식동작에 맞추어 군인처럼 걸어간다. (또는 군가를 부르면서 걷기도 한다.)아직 동작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1주차때 보다는 더 나은것 같다. 훈련소를 수료하고 나서 자대를 간다면 그리고 거기서 더 많은 시간이 생기면 자대에서도 글을 써서 브런치에 올릴 것이다.
여기서 내가 읽고 있는 책은 The catcher in the rye다. 번역본 제목으로는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현재 이 책을 완벽하게 읽을려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푸시업이나 플랭크?같은 운동도 하면서 생활관 내에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아침에는 점호가 끝나고 나서 바로 뜀걸음을 시킨다. 그냥 달리기다.
내가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건 내 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쓰고싶은 이야기>에 그 감정이 잘 실려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보조를 맞추면서 달린다는 것은, 그리고 햇빛을 받으며 이마에 땀이 맺힌 상태로 달리면서 군가를 외운다는 것은. 이제는 이 생활에 보조를 맞추면서 살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같은 예민한 감성의 글쟁이가 훈련소에서 어떻게 글을 쓸수 있겠는가?물론 순간순간마다 글을 쓸 수는 있다. 다만 조금은 집중력이 떨어져 몇번이나 수정과정을 더해야지만 문장자체가 딱 떨어지고 마음에 들게 된다.
특히 저녁점호가 끝나는 시간에 바로 글을 쓴다. 그럼 다음 불침범 근무자가 생활관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가면서 수면등을 하나 켜준다. 나는 파란불빛을 가진 수면등에 의지해서 글을 쓴다. 잘은 안 보이지만 그래도 나는 운이 좋다. 내 침대가 위치해 있는 곳이 가장 그나마 밝게 빛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훈련소의 생활도 나름 사소한 부분의 나만의 행복을 찾을수는 있었다.
오늘은 점심으로 송편을 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티비를 틀어놓은 상태로 생활관 침대에 걸쳐 앉아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다. 핸드폰을 볼수 있는 시간은 14.30부터 15.30까지만 쓸수 있다. 이제 19분 남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독자님들도 오늘 하루 추석연휴 보내면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하는 일마다 모두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