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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마음은 정말 안녕한가요?

나에게 건네는 첫 인사

by 유리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안녕'이란 말을 주고받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에게, 자주 가는 카페 사장님에게, 출근길 직장 동료에게, 혹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하지만 그 수많은 "안녕하세요" 속에, 진짜 내 마음의 안부를 묻는 말들은 몇 개나 있었을까요?


저는 오랫동안 미술학원에서 사람들을 마주하며 매시간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습관처럼 "잘하고 있어요", "힘내세요", "잘 될 거예요"라고 외치고, 그들의 행동과 말투, 표정의 미세한 떨림을 읽어내려 애씁니다.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돌보는 일은 어느 순간 저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되었지요.


하지만 하루를 마무리하며 바라본 거울 속의 저에게 "너는 지금 어때? 괜찮니?"라고 물어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어른이니까, 선생님이니까, 혹은 누군가의 아내니까. 그런 책임감이라는 이름 뒤에 꽁꽁 숨은 저의 무거운 마음을 모른 척 덮어두곤 했습니다. 가끔은 이유 모를 눅눅한 마음이 찾아와도, 애써 외면하고 넘기면서요.


그동안 저는 브런치 매거진 <따뜻함과 서늘함의 사이>를 통해 짧은 시와 같은 글들을 써왔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의 여백을 끄적이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 여백 속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어졌습니다. 짧은 단어들 사이에 숨겨두었던 쉼표와 마침표들을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연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느꼈던 감정의 파고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저는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었습니다. 미술치료라는 학문을 통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괜찮은 척 덮어둔 마음은 어떤 방식으로든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요. 때로는 짙은 무채색의 무기력으로, 때로는 뾰족한 가시 같은 예민함으로, 어떨 때는 저처럼 뜬금없는 핑크색에 대한 집착으로 말이죠. (참고로 저는 핑크색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자칭 '핑크 애호가'랍니다.)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이 연재는 그런 '마음의 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저만의 언어로 풀어보려 합니다. 저의 이야기들이 완벽하지 않기에, 어쩌면 당신의 마음과 더 닮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매주, 저의 가장 따뜻하고 솔직한 시선으로 당신의 마음에 노크를 하려 합니다. 때로는 웃음이 나고, 때로는 코끝이 찡해질 이 이야기들이 당신의 지친 마음에 작은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이제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겉치레 인사가 아닌, 진심을 담아서요.


"지금, 당신의 마음은 정말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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