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소비자에 대처하는 나쁜 소비자 만들기 전략
|쿠팡 멤버십의 혜택 축소는 누구 때문이었을까?
이제는 옛날 일이 되었지만 쿠팡 멤버십 가격의 처음 가격은 2,900원이었다. 덧붙여 이 때 전자기기를 포함해 모든 제품이 혜자라고 할 정도로 묻지마 환불을 해 주었다. 그 사례로 ‘구매 후 사용하던 에어팟이더라도 한 달 이내에 반품 하면, 반품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에는 ‘로켓와우’가 4,990원으로 2배 이상 인상되었고, 전자기기 경우에도 사용흔적이 있으면 반품이 되지 않는다.
|체리피커, 피할 수 없으면 욕먹게 만들자.
초기 지나치게 혜자스러웠던 쿠팡. 한 편 그 때 만년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쿠팡은 적자를 보면서까지 쿠팡 멤버십의 혜택을 소비자가 느끼도록 만들었고, 가격을 인상시키고 (사소한 부분에서) 혜택이 줄어들었음에도 소비자는 여전히 ‘하루만에 배송과 무료 반품’에 만족스러워 멤버십을 계속 구독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격이 늘어나고, 반품이 아주 조금 까다로워 진 것을 ‘체리피커 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적극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러한 소비자 때문이라고 ’납득‘하게 된다. 그러나 실은 이것은 쿠팡의 전략이었겠지 싶다.
애초부터 쿠팡은 현재의 멤버십 가격과 반품 조건을 생각했으나, 이 조건으로 초기에 시장에 내놓기 보다는 일종의 프로모션 느낌으로 싸게 그리고 혜자스럽게 멤버십을 내놓은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 반응과 함께 ‘체리피커’의 책임으로 인해 가격이 인상됬다는 느낌을 주어 원래 생각했던 가격과 혜택으로 연착륙 하려던 것이겠지.
|Apple의 유일하게 혜자스러운 ‘Apple Care Plus'
쇼핑몰 멤버십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애플에는 ’애플케어플러스‘라는 보험이 있다. 이 보험은 가입비를 내고 가입하게 되면, 고의적인 파손을 제외한 사고에 대해서는 정해진 수리비로 제품을 수리 혹은 리퍼해주는 시스템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보험 기간인) 2년동안 제품을 잘 쓰다가 박살내면 새 기기를 받는 셈이다. 물론 애플에서는 ‘쓰다가 박살내시면, 새 폰으로 교체해드려요!’라고 하지는 않는다. 애플에서는 어디까지나 우연한 사고로 발생했을 때 보장을 해준다고 설명한다.
이것에 대해, IT커뮤니티에서 주로 나오는 말이‘고의적으로 제품을 파손하고 리퍼를 받으면 ’보험사기‘다. 아니다’ 라는 것이다. 물론 ‘보험’이라는 측면에서 일리는 있으나, 전자제품에서 가입하는 ‘보험’이 네이밍만 보험인지 진짜 보험인지 알 수 없으며, ‘우연한 사고’라는 것에 대해서도 참 애매하다.
가령 ’내가 반신욕을 하는데 에어팟을 사용했고, 우연한 사고로 욕조 밑으로 에어팟을 떨어트렸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되면 나는 고의적인가, 우연한 사고로 인한 파손인가. 아니 사실 이것은 알 수가 없다. 가장 은밀한 공간인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여기서 고의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간단한 모순이 있음에도, 애플 제품에 대해 ‘여기를 파손시키면 리퍼를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도덕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질책하는 댓글이 달린다. 다만 질책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그들 역시 이런 간단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본인의 도덕성을 지키면서, 남들도 똑같이 도덕성을 지키면서 동일한 혜택을 받고 본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질책한다.
결국 서비스가 있음에도, 이에 대해 공론화하며 이야기하면 나쁜 소비자라며 욕을 먹는 셈이다.
|나쁜 소비자 뒤 ‘선 혜택 후 축소 전략’
마케터들이 흔히 고민하고 챌린지를 받는것이 ‘체리피커’를 어떻게 걸러내느냐 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경우의 수를 배제하기는 어렵고, 설령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일반고객과 잠재고객의 허들이 높아지게 된다. 쿠팡이나 애플 역시도 체리피커를 걸러내기 어려우니 이런 전략을 과감히 채택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이 케이스는 모든 프로모션에 항시 적응하기도 어렵고 모든 기업에 적응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대다수는 <쿠팡>이나 <애플>급으로 큰 회사니까 이런 마케팅이 가능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이유는 <모요>라는 곳 때문이다.
위 공지사항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0원 요금제 가입시 네이버페이를 지급 ▶ 동일인 1명이 다수의 회선(요금제)를 가입해 혜택을 취함 ▶ 0원 요금제 여러 건 가입으로, 해당 고객은 혜택을 취했으며 기업에 피해를 줌’ ▶ 기업에게 피해를 준 체리피커로 인해 해당 기업은 혜택을 축소함
결과적으로 이 기업은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고, <혜자 이벤트>를 한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주었으며
<혜택은 주었으나, 나쁜 고객으로 프로모션이 중지되었다>는 느낌을 잘 주었다.
|이 전략이 유효하려면.
물론 모든 기업이 이 전략이 통하지는 않는다. 앞선 사례들로 보았을 떄 이 전략이 유효하려면 다음과 같은은조건이 필요하다.
1> 고객이 '접점'이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을 것
- 꼭, 접점이 기업 자체 커뮤니티가 아니라도 된다. 예컨데 '스터디카페'에서 이벤트를 한다면, '오르비'같은 곳에서 이벤트를 홍보하고, 뒤에 나쁜 소비자를 욕먹게 할 수 있어야 한다.
2> 허들이 낮거나 누구나 필요로 하여 참여하는 프로모션
- 누구나 필요성을 느끼는 '휴대폰 보험'이나, '배송 혜택'등 넒은 연령층이 프로모션 수혜를 보거나 혹은 기존 유저들(잠재적 유저, 자주 옮겨다니는 유저 포함)이 혹할 혜택일 것
| 마치며⋯ 이 전략은 나쁜가?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용자나 탐색하고 있는 고객들이 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좋은 이미지를 주어야 한다.
냉정하지만, 이 전략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