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조는 돈이 되지 않는다.
■ 온라인 장사라고 다를까요?
장사의 신은 오프라인 음식점에 가서 컨설팅을 해주는 채널이다. 이 채널이 중요한 게 아니다보니 긴 설명은 하지 않도록 하고, 여기서 한 가지 말이 기억에 남아 공유하고자 한다. '계속 고객들에게 퍼주고 매뉴 개발에 힘써라. 계속 퍼주는 사람 치고 망하는 사람은 못 봤다. 최소 중타는 친다'
어느 한방고기집에 한 컨설팅 멘트인데, 이 말이 꼭 '오프라인 음식점'에만 한정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컨데 쿠팡의 전략도 그러했다. 한 때 쿠팡의 마케팅을 '캐시버닝' 전략이라고 했다.
캐시버닝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판매할 수록 기업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으로 한 마디로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용과 지출 비용을 계산했을 때, 고객이 서비스를 쓸수록 기업의 지출이 늘어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럼 기업은 왜 이런 '짓'을 하는걸까? 주로 캐시버닝을 버틸 수 있는 자본을 바탕으로 출혈을 잠시 감수하고, 이후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깊이 침투해 브랜딩적으로나 서비스적으로나 메인으로 침투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처음 이 방식을 들었을 때 부정적이라 생각했지만, 마케팅 등 지출비를 서비스의 '출혈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어찌보면 지출의 조삼모사라고 할 수 있겠다.
■ 말라죽느냐, 타 죽느냐
이러한 전략이 무조건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VOGO 플레이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전략이 실패한 것이고,
머지포인트 역시 비슷하게 '돌려막기 전략'으로 뒤에 고객의 돈으로 앞에 고객을 채우고 이런 방식으로 계속 고객을 유치시키는 전략이었으니 말이다.
다만, 이는 결국 '말라죽느냐, 타 죽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통상의 기업은 이슈로 인해 망하는 걸 제외하고는 경쟁력에 밀려 서서히 적자가 나며 말라죽는다. 반면 앞서 말한 캐시버닝의 전략은 신규고객의 유치가 없다면 앞에 지출을 방어할 방법이 없어 빠르게 타 죽는다.
전자의 경우, 지속적인 적자가 있지만 '한 번만, 한 번만'하며 작은 프로모션을 여러 번 할 수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 서비스를 투입 대비 지출을 감소하지만 빠르게 서비스를 퍼트릴 수 있고, 빠르게 우리 서비스가 유효성이 있는지 '시장검증'을 할 수 있다.
■ 어디서 이 전략을 쓸 수 있나?
하지만 모든 회사가 '캐시버닝'을 할 수는 없다. 앞서 말한 '자본금'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처음 영상에서 말한대로 어느정도 '퍼주기'가 필요하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서비스)에 대해 비용이 발생하지 않거나, 일부 발생하는 대신 해당 제품을 제공해 주는 방식으로 말이다.
대표적으로는 사은품이 있을 수 있겠고, 조금 참신했다고 생각 든 것은 고수의 운전면허이다. 여기서는 2023년을 맞아 굿노트 템플릿을 자체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하였다. 얼핏보면, PDF템플릿을 왜 운전연습학원에서 배포하나 싶겠지만 대부분의 2030이 태블릿 보급률이 높으니 그들에게 자사 로고가 박힌 템플릿을 배포함으로써 템플릿을 쓸 때 마다 브랜딩을 각인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무엇보다 이 템플릿은 그냥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해서, 별도 회원가입 등의 허들 조차 생략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고객 정보 확인 후 추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나이 등을 확인하기도 하는데 이마저도 생략하고 진정한 '퍼주기', 그냥 주기로 한 거다.
■ 마치며⋯⋯
요리사와 장사꾼은 다르다. 요리사는 요리만 잘하면 되지만 장사꾼은 그 외 다른 요소들을 신경써야 한다.
한 마디로 '맛'만 으로 평가 받을 순 없다. 이렇게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막상 '마케터는 브랜딩병에서 벗어나 매출에 신경써야 한다'느니, '디자이너에게 곤조를 버리고 텍스트 크게 하라'고 하면 본인만의 곤조로 행동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지만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한다. 혹시 저렇게 배포하는 게 우리 브랜드에 맞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브랜드 곤조 지키느라 돈을 벌지 못할 수도 있다. 브랜드를 그렇게 잘한다면 브랜드 디렉터로 높은 위치에서 직장에 다녀야 한다.
평생이 아니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브랜드 벨류에 대한 곤조를 좀 버리고 이런 마케팅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