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인간 프로젝트
인간은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이 무너지는 과정을 경험한다. 나의 소중한 삶이 무너지는 것을 보기 싫어 회피하고 도망 다녀봐도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문제는 그대로 남아 나를 갉아먹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은 인간관계와 엮여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 홀로 그 문제를 인식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문제에 얽혀있는 타인도 그 문제가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그 문제를 솔직하게 바라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옳은 생각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삶을 살면서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나는 참 늦게도 깨달았다.
나는 그림 그리는 인간이다. 세 번째 작은 인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인간의 겉모습과 마음을 따로 그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즌 1에서는 내면아이 시리즈와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추상화 그림, 시즌 2에서는 동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LIKE 시리즈와 아이의 낙서와도 같은 추상화 그림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라도의 공주 시리즈와 다양한 결을 지닌 사람에 대한 추상화 그림이다. 뜨거운 태양이 내 머리 정수리를 어지럽게 하고 습한 공기로 인해 숨조차 쉬기 어려운 8월에 나의 그림을 위한 다섯 번째 초대 개인전을 인사동에서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미술계를 다시 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금도 쉽지 않다. 이미 단단하게 형성되어 있는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약간의 뻔뻔함도 필요하고 무례한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 상처를 주어도 스스로 얼른 치유해야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예전엔 세상을 견딜 수 있는 자가면역기능인 정신적인 건강함이 나에게 없었다. 그건 어릴 적 지내온 가정환경에서 주어지는 것이었기에 나는 그것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아직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세 번째 추상화는 완성하지 않았지만 8월 전시회 때까지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화이팅!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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