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 지나고 아이들과 오랜만에 서울랜드로 나들이를 갔다.
나들이 앞 뒤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봤다.
날씨가 딱 토요일 하루 야외 활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온종일 알차게 놀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사실]
제일 줄이 짧아서 잠깐 쉬어가는 타임으로 회전목마를 골랐다.
줄이 짧아서 아이들이 좋단다.
기다려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제일 많이 사람이 타서 줄이 빨리 줄어들었다.
사람 태운 말이 아래 위로 움직인다.
말이 바닥과 천장에 봉으로 연결되어 있다.
회전 목마가 돌아가면서 나오는 음악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시끄럽다.
신랑이 옆에서 어릴 때 자신의 회전목마 스토리를 이야기 한다.
나는 아이들을 찍느라 바쁘다.
아이들은 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며 웃어준다.
겨울도 아닌데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다.
직원들도 크리스마스상징의 빨간 망토를 걸치고 있다.
공원에서 아이들이 제일 많이 타는 놀이 기구이다.
회전목마에 전구로 장식되어 화려하다.
말에 안전밸트가 달려 있다.
중년의 아저씨가 말에 타서 활짝 웃으며 어떤 방향을 보며 손을 흔든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탔다.
생각보다 빨리 돌아간다.
말의 모양도 크기도 다양하다.
마차는 바닥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아이가 마차에 쏜살같이 가서 앉는다.
[생각]
아이 셋이 전략적이다.
역시 밖에서는 세명이 똘똘 뭉친다.
위아래 움직이는 말도 관찰한다고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움직인다.
한번에 몇십명씩 타서 다른 놀이 기구보다 줄이 짧아 사진 찍어주는 나와 신랑도 편했다.
신랑은 어렸을 때 목마가 무서워서 마차에 탔다는 썰을 풀었는데 옛날에 처음 회전목마를 봤으면 그랬을 것 같다. 어린아이 시점에서 보면 무섭다.
함박웃음을 짓는 아저씨를 보니 아이들과 한번 탈걸 그랬나?
아저씨의 웃음에서 천진한 아이가 보였다.
한바퀴 돌아 다시 오니 아저씨가 현재의 나이를 직시했는지 아까처럼 웃지 않으신다.
어른도 즐거운 찰나가 있다.
체면 치레하지 말고 즐겁게 지내다 가셨으면 했다.
나이가 들면 지켜야할 체통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
나도 마음은 아이인데 겉은 어른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더 나를 표현하고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아저씨를 보며 한다.
큰아이는 사춘기라는 것을 놀이기구 타면서도 표시를 낸다.
돌아가는 목마에 다양한 얼굴처럼 각자의 삶도 다양하겠다.
어른들도 아이랑 말고 혼자 제법 타는 걸 보고 놀랐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실은 생각이 드는 걸까? 나처럼.
개장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게 들어가서인지 정말 타고 싶었던 놀이기구 2개는 줄이 너무 길어서 스스로 포기하는 아이들이다. 다음에는 개장하면 바로 오잖다.
둘째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알차게 잘 탔다는 말에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이제 자기들끼리 놀이기구 줄도 서고 서로 막내를 챙기며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다.
키제한으로 타지 못한 놀이기구가 많았던 막내가 암흑의 시간을 지나고 이번에 같이 합류해서 타는 것보니 그냥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