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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보장은 없다.

by 김휘찬

최근 이직을 했습니다. 계열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찌되었건 이직하는데 다행히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계열이나 나이를 고려했을때,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의 이직이라 주변에서 축하도 많았고, 내 스스로도 정말 기뻤던 일이었습니다.


이직한 곳에서, 우연히 다양한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예전에 다른 지역에서 만났던 동료들의 얼굴도 스쳐지나가며 볼 수 있다는 것은, 제 스스로에게도 예전 추억을 회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기쁘고 반가운 마음에, 지나가며 "오늘 식당 발치에서 뵜었습니다! 다음에 얼굴 직접 뵙고 인사 올리겠습니다!" 라는 짧은 카톡을 보냈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정말 반가워하셨고, 어떤 분은 직접 사무실로 부르셔서 함께 차도 마시고 인사도 나누어 주시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떤 분은 제가 보낸 카톡을 읽고서도 답장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분명 나와 관계가 나쁘지 않고, 심지어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분이었는데도 말이지요. 그 분은 그 다음날에야 뒤늦은 카톡을 보내셨는데, 카톡의 내용도 반가움이 전혀 없는 심드렁한 카톡이었습니다.


예전 함께 근무했던 추억을 생각해서 반가운 마음에 보냈는데, 이렇게 대놓고 심드렁한 표현을 하는 분은 처음이라 제 기분도 썩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내가 무언가 실수했나? 아니면 같이 근무할때 잘못한 부분이 있었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요.


그러나 오랜 생각의 결과, 저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내가 반갑게 인사했는데 왜 저렇게 인색하게 굴지? 가 아니라, 그에게 있어서 내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을 수 있겠구나, 하구요. 나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나의 행동이나 말이, 그 사람에겐 아직도 가슴속에 남은 씻을 수 없는 서운함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구요.


그래서,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보장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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