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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갑부대의 미래 : 통합된 무기체계의 전쟁(서론)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영국군에게 남긴 것들

by 김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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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영국 육군은 미래 어느 시점에 고강도 전투(high-intensity warfighting)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으며, NATO의 억제 태세에 기여하기 위해 그러한 임무를 신뢰성 있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중장갑 기갑 부대와 주력 전차(Main Battle Tanks, MBTs)는 전투 수행에서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으며, 따라서 영국 육군의 전투 편제(Order of Battle) 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계속 차지할 것이다. 현대 전장에서는 주력 전차의 취약성과 생존 가능성, 그리고 ISTAR(정보·감시·표적획득·정찰) 능력과 간접화력에 의존하는 경량 부대가 고강도 전투에서 적에게 심각한 작전적 도전을 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중장갑 기갑 부대는 막강한 전투력을 통해 적과의 직접 접촉 하에서도 기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이러한 점에서 미래 전장에서도 중장갑 전력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갑 전력이 계속해서 유효성을 유지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본 문서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방호력 중심에서 기동성 중심으로의 비교적 전환’을 제시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보조적 과제가 존재하는데, 여기에는 적의 향상된 ISTAR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기만 및 유인책의 활용 확대, 차량 중량을 추가로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상황 인식과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인 지상 차량(UGV)의 통합 가능성 등이 포함된다. 영국 육군의 중장갑 전력은 또한, 과거의 교훈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물자 보급과 지속 유지, 손상된 전투 차량의 회수, 전투에서 큰 손실을 입은 기갑 부대의 재편성과 같은 분야에서의 역량 회복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승무원의 전문성은 언제나 그렇듯 매우 중요하며, 이는 작전 중 차량을 가동 상태로 유지하고, 전방 수리시설과 같은 취약한 지원 요소들의 집중을 최소화하는 데 핵심적이다. 따라서 중장갑 전력의 맥락에서 영국 육군 인력에 대한 투자는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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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1945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재래식 지상전이다. 이 전쟁에서는 양측의 주력전차(MBT) 전력에서 높은 손실이 발생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신형 무기들에 의해 발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력전차가 현대 전장에서 또는 현대 군대의 병력 구조 내에서 어떤 미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오랜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논쟁은 전쟁 양상의 미래에 대한 논의 중 가장 논란이 많고 의견이 분분한 주제 중 하나였다.


전차는 20세기 전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 유용성은 – 냉전 시기에도 그랬듯 – 자주 의문시되어 왔다. 이는 항공기나 무선 통신과 같은 다른 혁신적 기술들과는 대조적인 점이다. 전차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전으로 인한 교착 상태를 해소하고 전사자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17년 캉브레 전투이다. 전간기 동안 실험과 채택이 이루어졌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장에서 전차가 군사 작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45년 이후 전차의 유용성은 지속적으로 의문과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러한 논의의 대부분 – 그러나 전부는 아님 – 은 여전히 주력전차가 일정한 유용성을 갖는다고 결론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을 때 전차의 역할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는, 전차가 큰 손실을 입은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 논쟁은 오랜 기간 동안 재래식 전력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던 영국 국방 체계(특히 영국 육군)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이 보고서의 주요 구성 요소 중 하나는 주력전차(MBT)의 역할 변화가 미래 전장에 대비한 영국 육군의 병력 구조에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2022년, 영국 육군 참모총장 패트릭 샌더스 장군은 러시아의 유럽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모빌라이즈 작전(Operation Mobilise)’을 영국 육군의 최우선 과제로 선언하였다. 이는 ‘퓨처 솔저(Future Soldier)’ 현대화 프로그램을 가속화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목표는 영국 육군이 기동형 통합무기전(warfare combining arms) 수행 능력을 회복하는 데 있다. 이 전략은 분명히 ‘위치 기반’ 성격을 띠고 있으나, 이는 억제(deterrence)를 중점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이며, 결과적으로 ‘군사적 자세’를 취하는 것을 포함하게 된다.


그러나 억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신뢰성(credibility)’이 있어야 한다. 신뢰성은 단순히 보여주는 힘(presentational force)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전투 능력(warfighting capability)이 요구된다. 영국의 전투 교리는 ‘기동 중심 접근(manoeuvrist approach)’으로 정의되며, 이는 교리적으로 기동전(manoeuvre warfare)을 뜻한다. 기동전과 중(重)장갑 부대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중장갑 부대란 주력전차(MBT), 보병전투차량(IFV), 장갑전투차량(AFV) 및 그에 연계된 지원 및 군수 차량·장비를 포함한다. 중장갑 부대는 다른 중장갑 부대와의 전투에서도 기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강력한 직·간접 적 화력 하에서도 기동을 지속할 수 있고, 적의 재래식 지상군(다른 전차 포함)을 탐지하고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


또한, 중장갑 부대는 잘 훈련되고 유능한 지휘를 받을 경우, 목표를 점령한 이후 빠르게 부대를 재편성할 수 있으며, 곧바로 추가 작전을 통해 기회를 확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다루겠지만, 이러한 특성들이 미래 전장에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반드시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중장갑 부대의 핵심 특성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기동성, 화력, 방호력 – 이는 개별 전투 차량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기도 하다.


MBT(주력전차)의 지속적인 생존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전쟁 수행 능력을 신뢰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는 영국 육군의 분명한 과제가 결합되면서, 본 연구의 배경이 마련되었다. 이 연구는 통합무기전의 변화와 영국 전략 정책의 진화를 분석함으로써, 영국 육군 내 MBT 및 중장갑 부대의 향후 운명에 대해 고찰한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군 구조 개편과 장비 조달 결정은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하며, 조기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장갑 부대에 대한 논쟁을 충분한 깊이로 분석해 절충점, 기회, 그리고 막다른 길(한계)을 식별하는 일은, 정책 결정자들과 군 지도자들이 미래 전투에 신뢰성 있게 대비할 수 있는 지상 전력을 재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https://www.rusi.org/explore-our-research/publications/occasional-papers/heavy-armoured-forces-future-combined-arms-warf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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