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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함께 받은 장관상

왜 자꾸 내 상장에 오타가 나는 건데!!

by 퉁퉁코딩

[낮잠 사이로 날아온 전화 한 통]

아주 평범한 오후였습니다.
배도 부르고, 살짝 나른함도 느껴지는 그야말로 최고의 낮잠 타이밍이었죠.

그때 잠결에 전화가 울렸습니다.

모르는 번호였습니다.
스팸으로 생각하고 끊었죠.

그런데 잠시 뒤, 같은 번호로 또 전화가 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전화를 받았더니 제 이름을 먼저 확인하더군요.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출하신 독후감이 수상하셨습니다. 메일을 확인해 주세요."

'아, 행운상 같은 게 걸렸나'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낮잠을 마저 잔 뒤, 메일을 열어봤습니다.


잠이 완전히 달아났습니다.

왜 제 이름이 맨 위에 있죠?

그리고 제출할 때는 몰랐는데 대상은 장관상이었네요?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한 번씩 받아본 이후, 정확히 20년 만에 다시 받는 장관상이라니!

[시상식의 작은 해프닝]

아내와 함께 시상식에 갔습니다.
리허설을 마치고 대기 중인데, 스태프 한 분이 다가오시더군요.

"저기... 환경부에서 상장 인쇄를 잘못했습니다."

제 이름의 마지막 글자 '현'이 '연’으로 잘못 출력되었답니다.

그 덕분에 제 이름이 약간 여성스러운 이름으로 변신했죠.

시상식에서 장관님이 상장을 건네며, "본인 맞으세요?" 하고 물으시더군요.

별일은 아니겠죠.

상장은 다시 보내주신다고 하니 말이에요.

상장1.png


[오타와 함께하는 나의 상장들]

예전에 회사에서도 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상장에는 '협업'이 '헙업'으로 찍혀 있었습니다.

상을 받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아내가 발견했죠.

그때도 "이건 특별 에디션 상장이네" 하며 웃어넘겼습니다.

상장2.jpg


[가족의 자랑, 작은 기쁨]

아버지는 곧장 카톡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시지를 바꾸셨습니다.
'우리 아들, 장관상!'

그걸 본 친구분들께 한턱 쏘라는 연락을 받으셨다네요.
결국 다음 주에 만나 한턱 내시기로 하셨답니다.

상금도 조금 있었는데, 일부는 아버지께 드려야겠죠.


[브런치 친구들에게만 살짝]

회사 동료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만 알고 있는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그래도 함께 글을 나누는 브런치의 좋은 분들께만은 조심스레 자랑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글(글이 아니라 요리일수도??)을 좋아해 주시는 덕분에 이런 일도 생기는 거겠죠.
오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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