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가 석자
잠을 설쳤다. 어제 해결하지 못한 일이 계속 걸려서. 이런 불안한 마음이 날 더 지치게 한다.
어쨌든 출근을 했고 어떻게든 프로젝트 보고를 한 번 더 해냈다. 해냈다. 해낸 거다.
점심시간이 너무 불편하다. 왜 밥을 같이 먹자면서 말을 안 하실까... 말해도 불편하긴 한데.. 잘 사는 법 이딴 얘기만 아니면 그래도 말은 하는 게 덜 불편한데..
온라인으로 사주를 봤다. 3일을 기다려 받았는데 빼곡히 A4 2장은 나올 듯한 분량이다. 위와 간이 안 좋은 게 팔자라니 신기했다. 사주는 참고용이고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말을 한다지만 꽤나 위로가 되는 말이 많이 적혀있었다. 너무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그대로도 나라고.
힘들 때 사주를 찾는 게 일반적인 사람 심리라고, 당연히 그럴 땐 더 잘 믿게 되고 쉽게 넘어간다고 하던데.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받는 위로가 절실한 상황일 테니! (물론 물질 적인 건 안되지만..)
사주를 봤다는 건 나도 힘들다는 건데, 그만하고 싶은데 입이 안 떨어진다. 나만 좀 참으면 저들이 덜 힘들 거야 라는 건방진 생각을 한다. 건방진 걸 알면서도 그렇게 생각한다. 친구에게 이런 호구가 따로 없다고 했더니 호구가 아니라 착해서 그런 거라고, 힘들면 진짜 얘기하고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큰 힘이 됐다.
저녁엔 옛 회사 동료들을 만났다. 좋은 소식이 있었고, 여러 힘든 상황들도 있었다. 그래도 만나서 얼굴 보고 하하 호호 대화를 나누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내 얘긴 별로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마음이 좀 차분해졌다.
그리고 30대 초중반의 우리는 왜 이렇게 치열하게, 울면서, 아파가면서 일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해 얘기하다 잠이 들었다. 다들 그런 거구나 싶어서 또 위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