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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노 쌤 Jul 21. 2022

우리는 모두 2차원에 산다.

 - 디에고 벨라스케스 <시녀들> 

우리가 사는 세상은 3차원이다. 한 방향을 가진 시간 축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은 3.5차원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늘 보고 경험하는 세상은 2차원 평면이다. 지도를 펼치면 지도에는 양끝이 있다. 양 극단의 실제 이어진 세상이다. 지도처럼 평면적인 사고를 한다면 세상은 단절되어 있다. 과거 사람들도 바다의 끝은 낭떠러지라고 생각했다. 뇌는 공간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우리가 진짜 3차원에 존재한다고 인식하게 한다. 3차원의 세상에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벨라스케스 걸작 <시녀들>이 전시된 프라도 미술관에는 이 작품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 <시녀들>은 어린 마르가리따 공주를 중심으로 그린 집단 초상화다. 작품에는 총 11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삼각형의 구도는 모두 시선을 자연스럽게 공주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이 작품에 좀 더 들여다보면 작품은 평면에 갇히지 않는다. 거울에 비친 왕과 왕비로 화면 앞 공간과 뒷 벽면에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빛은 공간을 확장시킨다. 여기에 질문이 하나 있다. 벨라스케스는 지금 공주를 그리고 있는가? 아니면 국왕 부부를 그리고 있는가? 


장자의 내편 덕충부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스승 백혼무인(伯昏無人)에게는 재상이라는 높은 신분의 자산과 절름발이 신도가라는 제자가 있었다. 어느 날 공부가 끝난 후 교실을 나설 때, 자산은 신도가에게 "내가 방에서 나갈 때, 자네는 방에 남아 있어 주게", "아니면 자네가 먼저 방을 나가겠나? 그러면 내가 남아 있겠네 "라고 말한다.  자산은 신도가와 동문수학한다는 사실이 탐탁지 않았다. 이에 신도가는 "내가 스승님께 배운 지 19년이 되어가는데, 스승님은 내가 발 하나가 없다는 것을 모르고 계시는 것 같네"라고 답한다. 자산은 낯빛을 고치고 자세를 바로 잡으며 "더 말을 말아주게"라며 부탁한다. 


사람에게는 여러 면이 있다. 사람이 보는 면에 따라 그 사람은 달리 보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을 보는 눈에 따라 학생의 행동은 달라 보인다. 교사가 학생의 전체를 이해하기 전까지는 참고 기다리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일어난 단편적 사건으로 학교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학생에게서 들은 일을 담임 선생님에게 잘 설명하고 사건을 여려 면에서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단편적 사건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학생이 리더로 잘 성장하려면 많은 이야기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가진 가치를 이해하는 리더가 되어야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 리더는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품으며 입체적 인물로 성장해 간다. 중요한 점은 3차원 리더의 관점에서 해석된 모든 이야기일지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2차원 관점에서 다시 해석되고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이다. 우리 모두는 3차원적 인물이 아니다. 이야기가 모두 잘 이해되고 고려될 것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된다. 또한 리더는 그러기에 소통과 공감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시녀들(The Maids of Honour)>

예술가: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Rodríguez de Silva y Velázquez, 1599~1660)

국적: 스페인

제작시기: 1656~1657

크기: 318×276cm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프라도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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