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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느낀 진정한 자유

by 김재현

최근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그 여행에서 진정한 자유를 느꼈는데요.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해서 자유가 찾아온 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문장은 칸트의 자유를 이해하기 위해 정의란 무엇인가에 언급된 구절인데요. 칸트는 자유를 좀 더 까다롭게 보았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성이 통제력을 발휘할 때 진정한 자유가 발현된다는 거죠.


일본에 있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에 쉬지 않고 여행을 다녔어요. 하나라도 더 보려고 말이죠. 마치 그것을 자유라 착각했는데요. 사실 그건 자유가 아니라 집착이었습니다. 제가 자유를 느낀 순간은 이 집착에서 벗어나 오전 일정을 포기했을 때예요. 한 곳이라도 더 일본을 보려는 집착을 버리고, 쉬어야 할 때 쉬어야 앞으로의 여행이 더 즐거울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히 누워있는 동안 불편한 마음도 있었는데요. 그런 집착을 이겨내니 이후에 마음이 정말 편안했습니다. 이게 진짜 자유다 싶었어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호텔방에 누워 있을 때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자유로운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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