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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리뷰

by 두류산

씨네랩의 초대로 아내와 함께 용산 CGV에서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의 시사회에 참석했다. 제목부터 충격적인 이 영화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홀로 돌보는 아들의 여정을 그린 한국-베트남 합작 휴먼 드라마이다. 베트남에서 15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하였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는 가족에라는 주제에 집중하게 한다. 모홍진 감독은 피하고 싶은 가족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순수하고 강인한 사랑의 형태를 드러낸다. 치매로 인해 기억을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아들의 시선을 통해 효성심과 안타까움을 교차키며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낸다.


기억을 잃은 환자 연기는 자칫 과장되게 흐를 수 있지만, 엄마역을 맡은 홍 다오는 기억을 잃었으냐 아들을 향한 본능적인 애정을 놓지 않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 같은 어머니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때로는 말썽을 피우고 때로는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가슴 먹먹한 감동을 준다.


아들 역을 맡은 투안 트란은 치매 어머니를 혼자 돌보는 지친 아들의 모습을 절제된 연기로 보여준다. 자신의 몸도 돌보기 힘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머니를 한국의 형에게 데려다 주기로 결심하기까지의 내면적 갈등을 깊이 있게 담아내며, 관객이 그의 고통에 공감하도록 만든다. 엄마의 다정한 남편역을 맡은 정일우는 극의 따뜻한 배경을 구축한다.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행복한 기억을 상징하는 역할로 영화의 감정적 기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감독은 결말을 통해, 가족 간의 깊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조심스럽게 보여준다. 비슷한 유형의 가족 드라마가 예상 가능한 결말과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이야기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낸다. 관습적인 해피 엔딩이나 비극적인 진부한 결말을 따르지 않고, 신선하고 사려 깊은 마무리로 영화의 주제 의식을 높였다.


이 영화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해 보다 가깝고 친밀하게 느끼게 하여, 문화 교류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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