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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이야기꾼으로서의 일과 삶>

by 고강훈



4월 25일 금요일, 김호연 작가의 에세이 신간 북토크에 참석하며 불금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 소개된 신간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는 《불편한 편의점》과 《나의 돈키호테》로 유명한 18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김호연 작가는 20년간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길을 걸으며 수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온 덕분에 희망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였으나 흥행 부진으로 출판계로 뛰어든다. 그가 참여한 영화 시나리오로는 [이중간첩], [태양을 쏴라], [남한산성] 등이 있다.


출판사에 취직하여 만화나 웹툰 출간을 의뢰하기도 하고, 소설 편집자로 일하다가 직접 소설도 쓰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문학성에 초점을 두어 등단 작가의 작품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라 장르가 명확하고 서사가 강한 대중성 있는 작품들은 거의 안 쓰는 분위기였다고한다.


‘그래서 내가 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 책을 좋아할 것이다.’


호기롭게 출판사를 뛰쳐나와 전업 작가 선언!


출판사에서 일하던 중, 문학성에 중점을 둔 당시 출판계의 분위기에 회의를 느끼고 스스로 전업 작가로 나서기로 결심했다. 대필 작가와 편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썼지만, 공모전에서 번번이 낙방하며 퇴직금을 모두 잃고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글쓰기에 매진했고, 결국 3개월 만에 완성한 소설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때, 대상은 1등은 상금이 1억이었지만 우수상은 상금 없이 3,000부 책 출간의 영예만 있었다고 한다. 물론 우수상 입상자는 수상을 거부하고 다른 공모전에 재도전할 수도 있었다.


김호연 작가는 우수상 받을까? 말까? 여기저기 물어보며 고민을 무척 많이 했다고 한다.

몇 날 며칠 고민 끝에 한 사람의 말을 듣고 운명이 바뀌었다.


“너 몇 살이냐?”

“마... 흔.”

“받아라!”


결정적인 조언을 해준 사람은 친형이었다. 형의 조언을 듣고 결국 수상을 결정했다. 그 작품이 바로 2013년에 출간된 《망원동 브라더스》였다. 이 작품은 여름 시장에서 교보문고 1위를 차지하며 6만 부 판매를 기록하고, 영화와 연극 판권까지 팔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후 소설들은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2015년의 《연적》, 2017년의 《고스트라이터즈》, 그리고 2019년의 《파우스터》 는 모두 외면받았다. 망원동 이후 소설 작업이 어려워지자 그는 시나리오 작가로 전향하려 했으나, 강원도 박경리 문학관 레지던시에서 스페인으로 교환 작가로 가는 기회를 얻었다. 이곳에서 돈키호테의 영감을 받아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를 만났지만 소설 작업은 계속 이어졌고 코로나 멈춘 이후 2021년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먼저 출간이 된다.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당시 이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준비 중이던 《나의 돈키호테》도 출간이 되었다.






희망을 향해, 느리더라도 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그의 방법


나의 돈키호테!

끝을 설정하고 살아도 괜찮다.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생각은 늘 작품 속에서 맴돌고 그렇게 다져진 작품들이 모여
인생이란 모자이크가 완성된다.
고로 도망치지 않고 작품이란 링 안에서 삶을 수행하는 것만이
작가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한국의 서울에서나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나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나
작가의 삶은 결국 똑같기 때문이다.

- 17장 [마드레! 돈키호테라니],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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