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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화_롱기스트 상품의 추억을 반추하다

롱기스트 상품의 추억을 반추하다

by 나승복


"대학시절 롱기스트 상품의 추억은 무엇일까?"


롱기스트 상품의 추억은 병역을 마친 후 복학을 준비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골프라는 스포츠의 존재도 몰랐다.


어느 날 학생을 가르치러 갔더니 학생 어머니가 분주하게 상품을 포장하고 있었다.

상당한 크기의 포장 위에 금빛 라벨을 붙이고 있었다.


"롱기스트, 니어리스트, 메달리스트?"

"저것들은 도대체 무얼까?"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필자와 상관없으니 그냥 지나쳤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렀다. 골프를 시작한 지 몇 개월 지나서야 마침내 알게 되었다.
골퍼들 사이에서 나름 명예로운 상들이었다.


"내가 이래 봬도 지난 주 골프대회에서 롱기스트 상을 받은 사람이야!"

롱기스트 상을 받은 골퍼가 목에 힘 주어 말하면서 으쓱할 만했다.


[2016. 2. 필자 촬영]


어느 롱기스트의 수상소감을 빠뜨릴 수 없다.

누구든 롱기스트 상을 받아보고 싶을지 모르지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가장 멀리 보낸다는 의미의 '롱기스트(longest)'가장 잘못 된다는 의미의 '롱기스트(wrongest)'의 한글 발음이 같다.”

그게 무슨 뜻일지 궁금했으나, 그 이유를 듣고 나니 무언가 일깨워주는 가르침이 있었다.


사실 그렇다. '롱기스트(longest)' 홀에 이르면 드라이버 거리를 최대한 내겠다고 용을 쓰곤 했다.

풀스윙 후 '롱기스트(wrongest)'임을 확인하고 고개를 떨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좌우로 휘어져 날아가는 ‘난초샷’이었다. 아니면, OB나 해저드 구역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가는 '악성 화살샷'이었다. 후회막심의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악성 화살샷'은 롱기스트(wrongest)라는 점에서 주말골퍼에게 큰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그 샷이 250m를 넘는 초장타라면 동반자들에게 선망과 경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2017년 9월 동문들과 라운드할 때, 후배가 '악성 화살샷'과 '초장타'로 무장된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걸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동문 후배가 날린 초장타의 악성 화살샷은 어떠했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짤순이 드라이버 탈출기_1화 주말골퍼의 드라이버 거리는 최대 고민거리
_2화 참담한 비교열위에 대오각성하다
_3화 상하이 출장으로 연습이 중단되다
_4화 정타에서 장타를 향하여 과학에 노크하다
_5화 드라이버 거리는 스윙 스피드에 정비례하다
_6화 롱티 사용과 상향타격으로 백 스핀을 줄이다
_7화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화학적 비결은 무엇일까
_8화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제2의 화학적 도움은 무엇일까
_9화 하마터면 롱기스트 상을 받을 뻔하다
_10화 난초화가가 드라이버로 장군봉 능선을 넘기다

_12화 동문 후배의 초장타에 경탄하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집중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맛’과 ‘골퍼의 참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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