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인간미, 단순, 불안, 결핍 중 첫 번째로 개성으로 이야기의 주된 배경 및 등장인물들의 소개를 위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개성은 영어로는 Personality 또는 Character 로서 사람의 고유한 특징을 가리키는 말로 불립니다. 어느 집단이나 조직을 가나 각자의 구성원들은 개성이 있을 것이고 보이는 강도의 다름은 집단 또는 조직들마다 다를 것입니다. 제가 약 9년간 몸담고 있는 건축, 건설분야는 특히 구성원들의 개성이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건축분야는 수요자의 요구 또는 필요에 의해 수요자(건축주, 발주처, 수분양자, 입주예정자 등등)가 원하는 건축물 또는 인프라형태로 제공해 주는 일종의 서비스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제조업, 요식업도 같은 이치이지만 건축분야는 제공해 주는 목적물의 스케일이 크고, 제공과정도 최대 수십 년이고, 공장에서 동일한 형태의 물품을 다량생산하는 것과 달리 각기 다른 땅에 각기 다른 형태의 단일 결과물로 제공하는 면에서는 타 서비스업, 제조업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선 크게 설계-시공 이렇게 나눠질 수 있습니다. 레고를 빗대어 표현하면 설계는 레고를 조립하기 위한 설명서를 만드는 과정, 시공은 설명서를 토대로 블록을 붙이고 쌓고 조립하는 과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설계-시공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분야의 특성에 부합하게 독특한 개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설계의 경우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보듯이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이 원하는 건축물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조합하는 창작의 과정을 거쳐 도면을 작성하는 업무가 메인으로 '창작'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개성을 빼놓을래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유명한 건축가들은 그들의 개성으로 유명한 건축물을 만들고 활약을 하고 있고 보이지 않게 그분들을 추종하는 집단이 만들어지고 그 집단 내에 그분들도 추종하는 후배들에게 자연스레 '라떼는 말이야~', '내가 00을 설계할 때는 말이야~' 하는 말들이 흘러나옵니다. 이러한 모습을 MZ세대들이 봤을 때는 꼰대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공분야는 '창작'이 두드러지는 설계와는 달리 순서대로 과업을 수행하고, 위험한 사고에 노출이 되기 쉬운 분야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분야이면서 군대와 유사하게 위계가 두드러지는 분야입니다.
건축시공분야는 타 제조업과는 달리 시공과정에서 스마트기술도입이 활발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분야입니다. 또한 국가적(예. 건설기술인협회 경력관리)으로 기술자들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기술자 각자의 경험을 매우 중시하는 분야로 저절로 위계가 생기고 상명하복이 보이지 않게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라떼는 말이야~', '내가 이거 완공했어~(실질적으로 건설근로자가 시공했지만....)', '내가 했던 방식대로 해~'이런 말들이 소위 말하는 상급자들에게 많이 나오게 됩니다. 말 그대로 '내가 제일 잘 나가'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게 되고 MZ세대들에게는 건설분야 상급자들이 꼰대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경험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고 그분들의 경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건축물 내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설계는 '창작'을 앞세우는 개성, 시공은 '경험'과 '위계'를 앞세우는 개성 즉 '내가 제일 잘 나가~'로 공통되게 보여지는걸 9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분야에서 그 결과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시간이 계속 흘러도 남아있기에 증명이 되서 종사자들의 개성( 라떼는 말이야~, 내가 이거 했어~, 내가 여기선 전문가야~)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약 일주일 뒤 저랑 함께 생활했던 건축분야의 주요 인물들의 특징을 소개하면서 개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