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이상한 친구가 있다. 장마 철에 세 번을 만났는데 그날만 비가 오질 않았다. 챙겨온 우산이 무색해지고.
9시에 알람을 맞춰뒀지만 11시에 일어났다. 굳이 9시에 일어나서 알람을 깬 이유를 생각했다. 이럴 거면 알람을 맞추지 말까도 싶었다. 그래도 잠이 오늘 걸 어떻게 해.
난방을 켜두고 잠을 잤다. 보일러는 30도였다. 후끈후끈한 건 더운 날씨가 아닌 데워진 바닥 때문이었다.
유튜브 구독자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유튜버가 된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연기영상만 올렸던 채널이었는데 어쩌다 255명이 됐다. 그게 일주일 만에 갑자기 늘었다. 분명 일주일도 안 된 날엔 180명이었으니까. 어떤 영상 하나가 알고리즘을 탄 거 같다. 영상은 지금 1.2만 조회수를 달리고 있다.
이상한 친구와는 건대에서 처음 봤다. 남의 학교 호수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두 번째 만남 때는 혜화에서 만나 충무로까지 걸어갔다. 왜 그런진 모르겠다. 발이 아팠다.
어젠 어린이대공원에서 만났다. 어린이대공원을 두 바퀴 돌고 세종대에서 얘길 나눴다. 그날 19000걸음을 걸었다고 휴대폰 만보기가 알려줬다. 그날도 발이 아팠다.
어린이대공원을 쭉 돌아다닌 건 처음이었다. 동물원도 있고 놀이공원도 있었다. 물론 놀이공원에 놀이기구는 불이 꺼져있었다. 동물원은 17시 이후에 간 탓인지 동물이 없었고.
어떤 할머니가 자연스럽게 동물 우리에 들어갔다. 문이 아닌 울타리 사이로. 할머니 두 분은 그렇게 울타리 공간을 통해 우리로 들어갔다. 뭔 상황인지 몰라 가만히 있었는데
20분 뒤쯤에 직원이 소리쳤다. 거기 있으면 안 돼요! 하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그 말을 외친 직원은 신속히 우리 안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직원 세 명은 웅성거렸다. 저길 어떻게 들어갔지?
20일엔 데이토나를 갔었다. 가니 로스와 스트릿베이비가 공연 중이었다. 무슨 상황이지 싶었다. 더콰이엇이 디제잉을 했다. 작은 공연이 끝나자 싸인회가 시작됐따. 데이토나엔 인파가 가득했다. 뭐지? 오늘 이런 걸 공연한다고 일정이 있었나.
아니나 다를까 인스타를 찾자 앨범 발매 기념 작은 공연을 진행 중이었다. 난 더콰이엇 싸인을 받았다. 데이토나에 갈 때마다 더콰이엇의 콰이엇 스토밍을 챙겼었는데 오늘에야 빛을 발했다. 인스타를 보니 27일엔 언에듀가 온다고 한다. 이건 좀 귀한데..
공연 후에 조용했던 스케줄이었는데 이번 주부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내일은 무신사 어떤 입점 브랜드의 피팅이 있다. 뭐,, 피팅모델보단 일반인 컨셉의 스트릿 사진이었다. 26일엔 명지대학교 학생들의 단편영화를 하나 찍고. 27일엔 다른 작품의 리딩을 하러 간다.
뭐 그러고 있다. 다음 달엔 찍기로 한 작품들이 다행히 몇 개 있기도 하고.
학생 작품들이라 조금 슬픈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