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 속 K-직장인 동석이 흑화한다면?

"선재야...어떡하지? (동석이 퇴사한대) "

by 노드리야르

※ 본 게시글의 내용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속 이클립스의 매니저인 동석이가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을 경우를 가정해 수범이가 만든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류선재 사랑해요♡)



늘 가슴 한편 사직서를 품고 다니던 유명 인기 아이돌 밴드 그룹 전 매니저 D씨,

그가 케어하던 멤버들 중 최근 R씨의 더욱 심해진 '갑질'로 인하여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얼마 전 사직서를 제출했다.


동석이사직서.png


"이 업계가 원래 그런 업계라고 해서 각오는 했지만, 매니저가 아니라 무슨 조선시대 시종 같다니까요. 여자친구 반지 고르는데도 따라오라고 해, 프러포즈한다고 그 추운 겨울날 한강 유람선 이벤트 준비하라고 해, 그날 저녁까지 대기하고 있다가 제가 유람선에서 프러포즈용 스케치북도 넘기고 케이크도 끌었어요. 이렇게 맘대로 부려먹는 거 직장 내 괴롭힘 아닌가요?"



과연 동석 씨는 인기 아이돌밴드 이클립스의 보컬이자 톱배우인 류선재의 행동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할 수 있을까?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은 아래와 같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지위나 관계적 우위를 이용한 행위인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가?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는가?

자, 이제 하나씩 살펴보자



하나. <지위·관계적 우위?>

아티스트와 매니저의 관계에서 매니저는 업무 자체가 아티스트를 케어하는 것이며 동석이는 선재보다 어리고, jnt에 15년이나 소속되어 활동한 선재는 아주 아주 아주 유명한 스타이다. 이러한 그의 요청을 함부로 거스르기는 어려웠을 터이니, 둘 사이에서 선재가 <지위·관계적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둘. <업무상 적정 범위?>

매니저의 주된 업무가 아티스트 케어라지만, 그 케어가 '여자친구 반지 고르기' '프러포즈에 동원되기' 같은 스케줄까지 나와야 하는 거라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벗어난 행위의 대표 예인 '사적 용무지시'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셋. <신체적·정신적 고통?>

선재 쫓아다니면서 9 to 6는 무슨, 꼭두새벽 출근해 그나마 일찍 갈 수 있겠다 하는 날도 잔심부름하고 저녁 8시에 퇴근하는데... 최근에는 여자친구 일로 시도 때도 없이 호출이 계속되어왔다면?


동석과 같은 처지의 MZ 직장인에게는 매우 스트레스이며, 정신적 고통 있을 수 있겠다.



오? 그렇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는건가?


하지만!

본 세 가지 조건 충족 여부를 따져보기 전에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제를 일단 만족시켜야 한다.

행위자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여야 하며 피해자는 같은 회사의 다른 근로자여야 한다

아티스트는 근로자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소속사와 아티스트는 근로계약관계를 맺지 않는다.

"소속사에 전속되어 있고 회사와 아티스트 간의 관계가 평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이 근로자일수도 있지 않겠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뭐 류선재 같은 슈퍼스타에겐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매니저의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회사 소속 매니저 」일 수도 있고, 「아티스트가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매니저」일 수도 있다.


*동석이가 jnt 소속 매니저(직원)라면?

- 선재는 동석에게 '협력사'나 '거래처' 혹은 '고객님'과 같은 위치이다.

선재는 사용자도, 동석이와 같은 jnt의 직원도 아니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다만 선재가 회사 업무 집행에 관여하는 jnt의 임원이라면 말은 달라진다.

김대표와 함께 jnt의 사업전략과 매니지먼트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임원진 중 한 사람이었다면 사용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jnt와 관계없이 선재 쪽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매니저라면?

선재는 사용자이기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직접적인 과태료 처분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선재 혹은 이클립스가 직접 고용한 인원이 5인 미만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 법은 적용이 안 된다.)



해당 내용은 근로기준법상 정의된 직장 내 괴롭힘에 한정해서 살펴본 것이다.

실제 스타의 갑질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이 심각했다면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민법 750조, 751조)


최근 판례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외부관리업체 소속 경비원에게 한 갑질이 민법상 불법 행위로 인정된 바 있다. 해당 관계도 연예인과 매니저와의 관계처럼 직접적인 고용관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지끼고있기.png


동석이 이벤트3.png 캡처하다 보니 동석이와 함께 인혁이도 고통받고 있다. 셋뚜 셋뚜


드라마를 떠나 실제로도 '연예인들의 갑질'은 자주 문제가 된다.

잘 나가는 연예인들은 어쩌면 사장님인 기획사 대표보다 더 막강한 갑일 수도 있다. 이들과 내내 붙어 그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헤메코 스텝, 매니저들에게 이들 갑으로부터의 보호 장치는 매우 필요하지만 막상 적용할 만한 제도는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모든 내용은 솔이의 반지 고르기, 프러포즈 준비하기 등이

류선재 '매니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 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회사를 떠나 친한 형인 선재와의 우정, 개인적 친분에 기반하여 한 행위라면 직장 내 괴롭힘을 논하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은 애초에 업무 관련성이 있어야만 성립이 된다.


전지적 시청자 시점에서 동석이 성격상 선재가 뭐 시켜도 본인이 싫은 건 안 할 타입이다.

그런 동석이가 어쩔 수 없이 프러포즈에 동원되었다? 이클립스 멤버들 아무도 안 믿을듯. 오히려 오지말라고 하면 할수록 뭐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선재한테 잔소리하러 일부러 찾아가지 않을까?

(사실 관계적 우위도 말이야, 알잘딱깔센 영상 트는거 하며...

빨리 가라 해도 안 가잖아 동석이. 다 알고도 선재 반응 보면서 본인이 직접 솔이네 집 간다는 것 좀 보게나)



P.S

현실로 돌아오자면, 실무에선 방금 서술한 흑화 된 동석이 케이스 정말 어렵다.

(사실 '흑화 되었다'는 표현 역시 가해자 시점의 표현이긴 하다.)


'일로 만난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과 '일이 계기가 되어 개인적 친분으로 발전한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을 제삼자가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가해자 "아, 원래 친했어서 그랬던 거였어요. 정말 회사 떠나 인간적으로 형-동생 하던 사이예요. 그런데 최근 사이가 나빠지니까 갑자기 이러는 거예요"

그러면 피해자는 "형-동생 관계였다고? 개인적으로 친해서 그런 거라고? 그런 사람이 시키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어요ㅠㅠ"


정말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