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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강가 Jan 01. 2024

28. 끝과 시작

#1 겨울, 스며드는 감정의 온기


저물어 가는 한 해의 끝을 보기 위해 먼 곳을 가지 않아도 좋다. 명소를 찾아가기에는 개미떼처럼 바글바글한 인파를 도저히 견뎌낼 자신이 없다. 우리는 그의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불로동 고분군으로 향했다. 하늘이 몹시 맑고 쾌청하여 해가 지는 것이 잘 보일 것 같다. 고분군에 오르면 시내 전망도 함께 보인다. 멀리 가지 않고 도심지에서 보는 일몰도 충분히 매력 있다. 





한 해를 돌아보고, 다음 해를 기대한다. 서로 격려하고, 축복한다. 모순적이게도, 누군가의 삶이 다해 고요히 잠들어 있는 장소에서 우리는 삶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속삭인다. 삶과 죽음은 끊임없이 공존한다. 그렇기에 나는 늘 새해 일출이 아닌, 지나는 해의 일몰을 사랑한다. 거창한 시작보다는, 돌아보았을 때 끝맺음이 좋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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