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피는 꽃.
터뜨리지 않았으면 잡초인데 터뜨려서 꽃이로구나.
모가지 길게 늘어뜨리고 밤새 퍼부은 장맛비를 용케 버티었구나.
폭우에 흔들릴 지언정 꺽이지 않는 그대의 생명력에 경의를 표한다.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꽃망울 터뜨리는 그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수분 양껏 머금은 형형색색의 각기 다른 꽃꽃들 다채롭기 그지 없다.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 하얀색에 울긋불긋 꽃단장!
아기자기한 녹색 캔버스 위에 또아리 튼 꽃님들.
각기 화려한 몸짓에 꽃명이 어찌 중요하리오.
보아서 이토록 아름다운데...
꽃이 모여 화단이요 화단이 모여 꽃동산이다.
넘치는 생명수와 자양분으로 식물들은 합창하며 쑥쑥 자라난다.
장마는 정화수요 그사이에서 꽃은 핀다.
꽃무리에 넋을 잃고 찰칵찰칵 휴대폰 촬영에 여념이 없다.
앗 흑탕물이다! 인도 저만치에는 흑탕물 고여있다..
행여, 꽃들에 피해가 갈까 봐 조심히 흑탕물을 피했다.
중랑천은 강이 범람할 정도로 물이 많이 불었다.
강가 나무 가지가지에 쓰레기 걸쳐 있는 걸로 보아 수량이 저만치 올라갔음을 알려준다.
강 건너 도로에는 언제 폭우가 내렸냐는 듯이 아랑곳하지 않고 차들이 생생 달린다.
하늘에서는 먹구름이 이동하고, 폭우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저만치에 흔들의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 잠시 쉬었다 가자.
물웅덩이를 가까스로 건너고 피해서 의자에 도착하였다.
의자 앞에는 간밤에 원 없이 자란 듯 내 키만큼의 수풀이 우거져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지? 수풀 속에서는 곤충들 울음소리 그침이 없다.
뭐지?? 개구리? 아니고.... 귀뚜라미 소리도 아니고.. 저.. 저.. 울음소리는??
내가 곤충학자도 아니고 자연의 소리로 생명의 소리로 여기고 쉬어가자.
다들 홍수 걱정에 여념이 없는데 이곳 중랑천에는 격동의 시기로구나.
벤치에 앉아 나만의 사유를 즐기자.
2024 07 22 중랑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