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편 -
진주 남강은 여전했다. 산청의 덕천강 물은 대곡면을 지나 진양호 호수에 모아져 인근 지역의 식수원이 되고 있다. 우기에 진양호 댐 수문을 방류하면 진주 끝자락 평거에서 시작되는 남강 물은 진주성 앞을 흘러 시가지를 돌아 에스자를 그으며 굽이굽이 흘렀다.
도동을 지나고 금산면 옆을 흐르는 물길 따라 넓은 길이 시원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합천 삼가도 멀지 않다. 오늘 덕이는 머리를 정수리 위로 묶어 올리고 이마에 띠를 둘렀다. 옷차림도 평소 좋아하는 푸른색 바지저고리다. 등 뒤에는 종이와 문필집을 넣은 가방을 메고 있다.
올라선 구름에 덕이의 모습은 언뜻언뜻 보일까 말까 한다. 낭창낭창한 몸매로 가벼이 구름을 타고 흐르듯이 이동한다. 드디어 시 공간을 넘었다. 도착한 곳은 햇살이 따가운 여름이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건물이 보인다. 너른 모래 마당을 중심으로 아기자기 둘러선 건물은 커다란 서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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