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등에 지고 걷다.

by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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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었지. 누군가 곁에 있다고 느꼈을 때…’

‘혼자 어쩔 수 없었지. 갑자기 마음이 차가워지네.’

산울림의 노래 〈회상〉의 한 부분이다.

살다 보면 혼자라는 감각이 밀물처럼 몰려오는 순간이 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많았던 것 같은데,

돌아보면 인생은 결국 혼자 걷는 길이었다.



산책은 사색하기 좋은 시간이다.

잡다하고 사소한 생각을 변하는 풍경 속에 흘려보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요즘처럼 무척 더운 날에는

동네 카페에 커피 사러 가는 길조차

산책이라며 스스로 합리화한다.

걸으며 풀을 보고, 나무를 보고,

길과 하늘, 사람들을 본다.



신기하다.

햇빛이 사람을 삼킬 듯 이글거려도

벤치와 놀이터, 나무 그늘 아래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그들의 대화는 특별하지 않다.

서로의 일상에 깊이 관여하지도 않는다.

그저 함께 있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처럼, 같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이 더운 날 왜 밖에 모여 있을까?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혼자인 게, 외롭고 심심하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마주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나는 책, 오락, 취미로 그 감정을 회피할 때가 많다.



사람은 왜 외로울까?

본질적으로 혼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여도

각자의 마음속 깊은 섬까지 들어갈 방법은 없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같이 있어도 외롭다.



외로움은 빛과 그림자처럼 양면이 있다.

외로움은 고독해서 견디기 어렵지만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있어야 남이 있고, 각자의 다름을 인정할 때 인간관계가 만들어진다.

다름을 인정해야 관계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너는 결코 내가 될 수 없기에

우리는 외롭다.

옆에 있어도, 군중 속에 있어도 우리는 외롭다.

그러나 다름을 안다는 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힘이 된다.


외로움은 피할 수 없는 감정이지만

그 덕에 우리는 평화롭게 걸어간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외로움을 등에 지고 각자의 길 위에서 평화롭게 걸어간다.

그 길이 모여 우리가 함께 걷는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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