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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리 Aug 18. 2024

철인 5종 함께 하실래요?

20240816_강아지와 달리기

1.8 킬로미터 달리기


아침, 저녁 강아지 산책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퇴근하자마자 강아지를 데리고 나간다. 실외 배변을 하는 녀석이라 그냥 내버려 두면 창문을 긁기 시작한다. 배변량도 많고 냄새도 향긋하진 않기에 녀석을 무조건 데리고 나간다. 아침에는 내가, 저녁에는 남편이 산책 배웅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은 출장이 있는 남편이 전화를 걸어왔다. 오늘 하루는 내가 산책 독차지다.


처음에는 뛰지 않았다. 항상 식량을 탐색하는 녀석이라 코의 근육을 씰룩대며 개미 떼가 모여 있는 곳을 뒤진다. 때로는 개미한테 공격당해 혀로 다리를 핥기 일쑤다. 뛰게 하려고 간식을 준비해서 걸음을 멈출 때마다 하나씩 쥐어 준다. 간식 한 조각에 500미터는 달린다. 익숙한 잔디밭에 들어서면 전속력으로 뛰어, 내가 끌려간다. 러닝 머신의 인터벌 과정을 틀어 놓은 듯하다. 


바람이 불어오는 그 언덕에 다다르면 우리 둘은 각자 시간을 즐긴다. 그리고 나무 데크에 다가서면 둘 다 별을 바라보며 누워버린다. 하늘에 별이 보인다. 호수 위라 야간 조명이 강하지 않아 그나마 별이 보이는 거지, 아파트나 상가가 밀집한 곳이라면 볼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반 달이 지나 보름으로 변해가고 있는 달도 눈에 들어온다. 마음이 넉넉해지나 보다. 아무리 바빠도 노을 진 하늘과 밤하늘 별과 달이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다 강아지를 입양해서 얻게 된 마음의 여유다. 포비야 고마워, 항상 곁에 있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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