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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즘작가 Aug 11. 2023

유머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아.. 우리 부장님은 제발 카드만 주셨으면 좋겠다.”

유머에 대한 고찰


사람들은 얼마나 고상하고, 복잡하고, 즉각적인 두뇌 회전 속에서 드립이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그것이 효과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매우 짧은 순간에 얼마나 많은 비교와 대조, 그리고 상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드립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사회문화적 지식, 관계성에 대한 이해, 상대에 대한 이해, 관심사에 대한 이해, 적당한 수준의 전문지식들, 다양한 유행들과 밈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없던 것에 대한 창조성(그것이 말이든 말투이든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적절한 용감성과 싸늘할지도 모르는 시선에 대한 도전정신, 그리고 어떤 반응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미래예측 등.


왜 사람들은 유머러스한 사람에 열광하는가. 그런 사람들은 대개 이 모든 것들을 섭렵하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조합하여 눈 앞의 상황에서 0.5초 이내에 반응해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메타인지적 개념인데, ‘상대가 이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재미있을까’에 대한 판단 역시 빠르게 내려야 한다.




재미있는 사람과 재미없는 사람의 차이


재미있는 사람과 ‘노잼 부장님 드립’만 날리는 재미없는 사람의 차이는 단 하나 뿐이다.

재미없는 사람은 타인의 관점에서 그 드립이 재미있을 지 없을지에 대한 사고를 거치지 않는다.

혹은 정말 그런 이해력이 부족해서 타인에게 자신을 투사하고, 내가 재미있으면 상대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저차원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반대로 재미있는 사람은 자신이 재미있을 것보다 오히려 상대에 맞춰진 드립을 날리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같은 수업을 들은 친구만이 이해할 수 있는, 수업에서 나온 단어들이나 배운 내용으로 드립을 날린다거나, 혹은 그 친구의 관심 분야에 대한 드립을 날리는 것.

그것은 매우 고상한 하나의 과정을 수반하며, ‘상대가 이 것을 들으면 100% 이해하고 웃을 것’이라는 확신에 기반한다.




그냥 웃긴 사람과 위트 있는 사람의 차이


또한 ‘그냥 웃긴 사람’과 ‘위트있는 사람’의 차이도 하나 뿐이다.

웃긴 사람은 수많은 시도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겪어내고, 자신의 이미지는 굳이 신경쓰지 않는다.

반면에, 위트 있는 사람은 정말 자신있는 한두번의 타이밍에 자신이 만들어낸 최선의 드립을 날린다.

이 사람들은 대개 어느 정도의 사회적인 이미지도 챙겨가는 편이다.

둘 사이에 좋고나쁨은 없으며 어떤 것을 추구하는 지는 개인의 가치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당신은 위트있는 사람이 되고싶지 않겠는가.


유머감각은 단순히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이는 동시에 최상위 방어기제로 작용한다.

누군가는 불안한 상황이 오거나 자신이 공격당했을 때, 상황을 부인하거나 합리화하게 된다.

때로는 지성화를 통해 아는 척으로 무마시키기도 하고, 혹은 맞불 공격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만, 최고의 방어이자 공격은 ‘높은 단계의 유머’에서 온다.


이는 자신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도록 공격을 흘려내는 방탄 기능을 하며, 동시에 상대의 전의를 상실하게 하고 오히려 미안함이 들게 한다.

이렇게 웃으며 대처하는 사람에게 계속 죽자고 달려드는 멍청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공격을 멈춘다는 뜻이다.

이런 대처를 당한 상대는 무의식 속에서 상대방과의 수준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뭘 어찌해야 합니까


스스로가 너무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는가.

당신을 위한 몇 가지 소소한 팁이 있다.

아래 적힌 팁들을 읽으면 바로 느끼겠지만,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꽤 많은 노력과 통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그 모든 것을 지속하고 있을 것이다.   


1. 상대에 대한 파악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상대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상대가 즐겨쓰는 말투와 단어는 무엇인지

상대가 좋아하는 유머코드는 어떤 쪽인지


2. 상대와의 ‘공유된 상황’에 대한 파악

상대와 내가 공통으로 속한 공동체는 어떤 곳인지

어떤 경험을 공유했는지

현재 어떤 것을 함께하고 있는지


3. 최신 밈과 유행에 대한 이해

요즘 유행하는 영화 명대사는 무엇인지

요즘 유행하는 SNS 밈이 무엇인지

요즘 MZ 세대의 유행어는 어떤 상황에 쓰이는지

요즘 유행하는 넷플릭스 작품은 무엇인지


4. 지식과 상식 키우기

최근에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는지

이슈가 되는 사건들에 대한 이해

특정 전문지식이나 취미, 관심사에 대한 이해


5. 경험 늘리기

어떤 색다른 경험이 있는지


6. 여러 요소의 조합과 카피

여러 드립 요소 간의 조합

단순한 유명 대사 카피(단, 남발하지 말고, 최적의 상황에만)


7. 불쾌한 상황 유하게 넘기기

감정 스스로 제어하기

자연스럽게 상대의 말을 넘기는 연습하기

*스스로를 깎아 내리며 하는 장난이나 드립은 필요 상황 외에는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8. 조금 더 세밀한 필터링 (이것이 정말 웃길지 싸늘한 반응으로 이어질 지에 대한)

당신이 웃기다고 상대도 웃긴 것은 아니라는 지각

이 드립이 나오기에 적합한 상황인 지에 대한 고려




"만 번 깎은 드립은..."


이 모든 것이 모두 자연스러워진다면 모든 것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라.

어렵다면, 가장 유행하는 밈이나 대사를 상황에 맞게 한 번씩만 쓰는 연습으로 시작하면 된다.

이 것 하나만 기억하자.

“만 번 깎은 드립은, 만 명을 웃게 할 수 있다.”


당신이 ‘노잼 부장님’에서 “부장님은 진짜 회식에 꼭 와주셨으면 좋겠어요.”를 듣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그 날까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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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카드만 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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