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수업 일지(1) <나는 모으는 사람 - 안소민>
선생님의 장점은 누가 뭐라 해도 충전을 하며 다음 학기를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 방학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1년 살이를 잘하기 위해 학생들과 만나는 2번의 학기를 잘 시작하고 잘 마무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한다.
올해는 학기별 시작과 끝을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풀어보았다. 처음에는 6학년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이 어색했으나, 그림책의 특성상 아이들에게 짧고 굵은 메시지와 물음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여름방학 전날 1학기를 되돌아보며 우리 반이 함께 보낸 시간을 떠올릴 수 있을 그림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은 안소민 작가님의 <나는 모으는 사람>이라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넘길 때마다 표지에 있는 여자 아이는 조개, 알록달록한 것들, 공룡이 나오는 책 등 자신이 모으는 것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아이는 단지 물건뿐만이 아니라 ‘순간’을 모은다. 또, 가득 찼을 때 비워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 ’ 내’가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림책을 다 읽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너는 무엇을 모으는 사람이니?
1학기를 보내며 우리는 무엇을 모았니?
아이들은 저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우리의 ‘순간’을 추억구슬에 담았다. 아이들의 추억 구슬을 찬찬히 살펴보며 느꼈다.
한 학기 간 나 참 열심히 살았구나!
내가 열심히 한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다음 학기도 열심히 살아야지!
나는 초등 교사로서 ‘아이들과 나의 성장의 순간’, ‘아이들과의 함께하는 삶의 순간’, ‘아이들의 행복과 감사가 내게 전해지는 순간’을 모으며 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