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은 언제나 옳다

웡카 Wonka

by 작고따뜻한일상


웡카를 보았다면 비법이 담긴 초콜릿을 먹어야 한다.

비가 와서 어둑어둑한 금요일, 아침부터 아름답고 착한 동화 웡카를 보고 왔다. 오천 원 하는 작은 팝콘하나를 사들고 아이들과 영화 보는 내내 나눠 먹었는데 팝콘의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초콜릿을 챙겨가서 봐야 하는 이야기였다.

자 이제, 나만의 비법 초콜릿을 만들어 먹자. 우선 냉동실에서 카카오 57.9%가 들어있는 벨기에 초코를 꺼내 중탕한다. 이때 무가염 버터와 우유, 꿀 한 스푼을 함께 넣어 섞어주면 갈색의 초콜릿은 빛이 나고 한결 부드러워진다. 마지막에 계핏가루 살짝, 바닐라 에센스를 두-세 방울 떨어뜨려준다.


싱크대 서랍을 열어 견과류를 살펴본다. 호두, 피칸, 아몬드, 오트밀이 있다. 아몬드, 호두와 피칸은 종이포일을 깔아 둔 팬 위에 펼쳐놓고 17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는다. 3분 정도 지나면 오븐 안에서 고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이때 견과류를 꺼낸다. 더 두면 견과류에서 탄맛이 날 수 있다. 오트밀은 프라이팬을 달군 뒤 나무숟가락으로 휘저으면서 센 불에 빠르게 볶아준다.


녹여둔 초콜릿에 구운 견과들을 넣어 나무숟가락으로 잘 섞어 사각틀에 부어준다. 마지막으로 초콜릿에 핑크 솔트를 아주 약간만 뿌려준다. 언제나 그렇듯 한쪽에만 소금을 많이 넣는 실수를 한다. 잘하면 짠 초콜릿을 맛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에 살짝 뿌려주는 핑크 솔트가 비법인데 단맛을 강하게 그리고 초콜릿의 맛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해준다.


이제 필요한 건 시간이다. 냉장고 안에서 굳어진 초콜릿을 틀에서 꺼내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서 먹으면 된다. 세 아이들이 거절하지 않는 언제나 옳은 간식 초콜릿 완성이다.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 시작했단다
그러니 꿈을 잃지 마

착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 친절한 사람들이 이기는 이야기 말이다. 식상하고 뻔하지 않냐고 하면 그래도 해리포터의 마법을 믿고,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중요한 건 초콜릿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사람들 이란다


살다 보면 한 번씩 넘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때는 기꺼이 넘어지자. 그리고 인정하자. 나의 모자람을 혹은 불운을.. 이런 순간도 있다는 걸. 얼른 넘어져서 다친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자. 세 아이들이 자라면서 상처가 난 순간 엄마의 초콜릿을 떠올려 주었으면 하는 꿈을 꾼다. 엄마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길 기다리고 있다는 걸. 엄마의 초콜릿에는 아이들의 아픈 상처에 연고가 되었으면 하는 뻔한 모성애가 비법으로 담겨 있었다는 걸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함께 본 웡카라는 동화가, 엄마가 만들어준 초콜릿 한 조각이 추억이 되어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꿈꾸며 성장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 뻔한 엄마의 희망이 동화가 아니라 현실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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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 사분의 삼 승강장을 믿는 몽상가 엄마의

부엌일기



*덧.

아름다운 화면 구성과 색채,

움파룸파라는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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