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되는 사람이 있다

by 김지숙 작가의 집

독이 되는 사람이 있다



통솔치 가시는

가시로 제 몸 찌르지 않고

화살 개구리 맹독도

칠성 뱀의 독도

스스로를 죽이지 않는다


투구꽃 피마자 협죽도

천남성 자리공 바람꽃의 독은

스스로는 보호하지만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제 길 찾아 살면서

제 몸에 독초를 길러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독을 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죽거나

주변을 죽이는

독이 되는 사람도 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의 수로 치자면 이곳에서 120세를 산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대하고 만났다 사람도 여러 유형이 있고 다들 어느 면에서는 제 잘난 맛에 살아간다 유독 독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눈을 보면 안다 눈에 담고 있는 느낌으로 사람이 지닌 대강의 감이 온다 손이라도 잡아보면 더 확실히 느껴진다

시골 촌부라도 다를 건 없다 그날 그날이 다를 발 없이 사는 것 같아도 욕심과 독기가 어린 채 바쁘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가까이 가기 싫어진다 반대로 모든 것을 자연의 섭리에 얹어 놓고 가진 것 내어주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드럽고 편안하고 마주 보고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디에 살 건 사람이 사는 환경도 중요하고 경제적 여건도 중요하고 먹고 마시는 물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사람의 눈빛이 달라진다

어느 사람이건 자신이 무얼 중요시 여기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눈빛이 달라진다 자신이 중요시 여기는 것을 보면 눈이 빛난다

한 번은 누군가가 돈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은 눈도 돈처럼 둥글고 퉁방울만 하다는 말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정말 그럴까 단 한 번도 사람을 보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 사람은 자신이 재단한 자신만의 창구멍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나도 나의 큰 착각에서 깨어났다 나도 저 사람과 다를 바가 무엇일까 내가 상대의 눈을 읽고 예단하는 것부터가 위험천만하고 실소를 금치 못하는 일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사람을 겉으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하수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관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심상이라는 말도 있듯이 보이지 않는 심상을 사람을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다

그것도 잠시 겪어서는 모르고 세월을 두고 겪어봐야 한다 오랜 세월 겪었다고 해서 마음에 독을 품고 감춘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럴 때면 가끔씩 뒤통수를 맞게 된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이면 다행히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고 다시 잘 사는 것이고 운이 나빠 견딜 수 없으면 그냥 당하는 것이다 누구나 살면서 뒤통수 한번 안맞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고 인생이라는 것이 뒤통수쯤 맞는다고 어찌 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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