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를 만나기 위해서
하루를 지나와야 했다
누구에게 다 같은 하루이지만
같은 모습으로 지나가지 않는다
길위에서 보내거나
별을 지키거나 꿈을 꾸거나
나부끼는 세상 속 서로 다른 이름을 부르며
혹은 잊으며 혹은 새기며
하루를 보내고 또 다른
하루를 데려온다
영생하는, 영원히 젊은 하루를
하루를 생각해 본적이 있다 사람들은 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삶의 단위를 하루로 끊어 말하곤 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하루살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삶에 급급한 인생을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버급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런 이유들을 보면 하루는 넉넉한 자보다는 그렇지 않은 자의 것이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하루를 누가 더 잘 살아낼수 있을까에는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 시간적으로 여유있고 삶에 여유가 있는 경우, 하루하루를 아끼면서 살아내기보다는 어떻게 재미있고 보람되게 보낼까에 더 고민을 많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덜 여유로운 사람들의 경우에는 단 하루의 시간조차도 소중하고 다급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삶의 보람이라든가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마냥 살기에 급급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24시간이라는 단위로 자른 하루가 시작된다 자고 일어나면 연금수급자들의 연급처럼 24시간이라는 하루가 선물처럼 날아와 내 삶에 꽂힌다 그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인가에 생각을 깊이 해 본적 있을까 약속이라도 있으면 그 약속을 위해 온통 나머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하고 아프면 그 하루는 내 손 안에서 송두리째 날아가버린다
매일 같은 하루를 선물 받지만 건강하게 여유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루는 길고 쓸모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하루는 벌레먹은 과일처럼 별 쓸모가 없이 지나간다 이런 하루가 모여서 인생이라는 커다란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함부로 하루를 쓰겠는가
나이가 들면서 하루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그 하루가 모여 삶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잘 보낸 하루는 잘 익은 과일을 닮았다 그래서 흘러가는 물처럼 다시 잡을 수 없는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기 보다는 순간 순간을 인식하며 온갖 것들에 마음 졸이기 보다는 어린아이가 사탕을 아껴 빨듯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고 싶다 하루는 늙지 않는다 다만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늙어갈 뿐이다 영원히 늙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이면 늘 다시 두 손에 받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