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명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베트남은 왜 베트남일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은
모두 각국을 표기하는 한국식 한자에서 따온 읽기로 발음을 하는데
왜 베트남만 이와 달리 '베트남'이라 부르는지
한 번쯤 궁금해 한 적 있지 않으신가?
사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부르는
국가명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대부분 그 나라 사람들이 자국을 부르는 발음에 착안하여
우리도 그에 가장 가깝게 발음한다.
과연 베트남도 그럴까?
우리의 한자 득음 방식에 따르면
베트남의 한자 표기인 '월남(越南)'으로 읽는 것이 맞다.
사실 많은 기성세대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한국사람들은 꽤 오랫동안 베트남을
월남이라고 불렀다.
(현재는 베트남으로 통용되고 있다.)
월남은 두 가지의 뜻이 있는데,
하나는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이 파병을 지원했던 남쪽의 베트남인
베트남 공화국을 의미하며(북베트남은 '월맹'이라 불렀다.)
하나는 실제 베트남의 한자명칭의 모태가 되는 것으로,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가 19세기 초
중국 청나라와 합의를 본 국가명이다.
조선이 고조선을 본 따 국가명을 만든 것처럼,
응우옌 왕조 또한 기원전 전성기를 누린 '남월'로 호칭하길 요청했지만
청나라의 과거 중국 남부를 점령한 남월의 트라우마(?)로 인해,
전후를 바꾸어 '월남'으로 상호 합의하게 된다.
베트남어로는 '비엣남(Viet Nam)'이라 읽히는 이 명칭은,
이후 현재까지 베트남의 국가명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 비엣남을 '베토나무(ベトナム)'라고 부르는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베트남'이라고 일컫게 되었다.
기존에는 '베트남' 또는 '월남'으로 혼용되었던 표현이
기존 남베트남과의 구분을 위해서,
그리고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베트남'으로 정착되게 된다.
불란서(=프랑스)나 구주(=유럽) 등의 표현이 사라진 것과
같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터키를
한국어로는 좀 더 어려운 발음인 '튀르키예'라
지금은 부르는 것처럼
몇십 년 뒤, 아니 몇 년 뒤에는
베트남을 '비엣남'이라 정정해 부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