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편지 하나. 이번 주는 예전에 입던 청바지를 입고. 이맘때쯤에 부산에 다녀올 생각을. 하지만 계획을 짜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실제로 갔다가 오는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즐거움이란 건 무상이라 별 소득 없이 지나간 4일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둥근 호이다. 더군다나 게을렀다. 늦게 자고 늦게. 건조기가 다 되고 나면 저녁을 먹으러 다녀올. 그리곤 더러운 동네로 한시바삐. 취향이 까다롭지 않은 나. 어여쁜 동네에서만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는 않다. 좋아하는 무엇이든 프로필 뮤직으로 설정할 수는 없는. 그건 곧 나의 파동이나 표정이 되어.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 드러내는 것 이상으로 그건 사실이기 때문에. 아까 디지털 필담을 시작하기 전에 변기에서 흡연금지의 흡연을 타인으로 잘못 봤다. 그 위에 금연이란 말.
이 음악으로 할까 생각하고 망설이는 사이에 다행이란 생각이 찾아오길 반복했다. 그리고 언젠가 해치워야지 3년을 생각했던 일을 마침내. 스팸메일함엔 나에게 감사를 전하는 글이. 별표를 쳐둔 음악들을 다시 들으며 시간을. 40분의 이 성급함이 정확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방학이 끝나는 기분을 느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