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으로 쓰던 빈 공책에
줄이 생기고
그 줄간이 좁아져
수첩으로 쓰게 되는 일.
간식을 넣어두는 수납공간에서 치킨 냄새가 빠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1+1이라서 산 베이글은 반만 먹고 버렸다. 부산국제영화제 카탈로그를 찢어 문틈 사이를 메웠다가 번거로워져서 버렸다. 캐릭터란 뾰족할 필요 없이 확실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확률이 부피를 만들다 침묵의 가위바위보를 관찰했다. 어떤 여자는 고가도로 밑에서 플라즈마를 피워올렸다. 열기구를 타고 먹구름에서 볕이 있는 푸른 언덕 쪽으로 속력을 느끼며 드리우는 그림자를 내다보며 이동했다. 열무보리된장무침과 파채콩나물무침이 맛있었다. 씹은 입술이 며칠간 하얗게 아팠다. 종종 생각과 다른 곳에 빠지게 되는 곳에 종종 갔다. '왠지 차라리'하고 생각했던 게 몇 개 이루어졌다. 재킷 말고 핑크색 바지를 입은 사람 둘이 양쪽에 있었다. 아주 많은 도움을 받아서 현재에 왔다. 훗날에서가 아니라 당장 그때그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무슨 답장들을 기다리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돈이 필요한 데가 갑자기 많다.
가위, 바위, 보. 아주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