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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나만의 방법

일잘러는 양보다 질

by Alice

미국, 유럽, 아시아 글로벌 시장을 담당하는 PMM(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으로 일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처음에는 배우는 시기라 초과 근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일이 손에 익고 회사 전략과 주요 담당자(stakeholders)들을 알게 되니 일처리가 빨라졌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일이 갑자기 몰리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기존 업무만 처리해도 겨우 퇴근할까 말까다. 급한 요청이나 갑작스러운 프로젝트가 몰아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 1시간 반을 아끼는데도 점심도 못 먹고 일할 때가 있다.


회사 일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어 업무 생산성을 높일 방법이 필요했다. 지금은 전보다 시간관리가 수월해진 나만의 방법을 공유한다.


1. 이른 기상 + 아침 운동

업무 생산성에는 하루의 시작이 중요하다. 침대에서 일어나 급하게 준비하면 '준비'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 종일 허둥대다 마무리된다. 아침에 1-2시간은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예전에는 6시 반에 일어나 근처 헬스장에 첫 손님으로 갔다. 운동 후 씻고, 커피 마시며 여유롭게 9시쯤 업무를 시작했다. 요즘은 7시 전에 일어나 책 읽고 홈짐에서 40분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한다.


아침 운동은 하루 종일 집중력을 높여준다. 늦게 일어나 서두르며 운동하는 것보다 이른 기상과 운동의 조합이 훨씬 효과적이다. 땀을 흘릴 정도로 20분 이상만 움직여도 개운하다. 요가도 좋지만 내 경험 상 나는 아침에는 좀 더 강도 높은 운동을 선호한다.


2. 그날의 우선순위부터 적기

랩탑을 켜면 이메일이나 메신저부터 확인하지 않는다. 먼저 5분 정도 써서 오늘의 할일 우선순위를 정한다. 최고 우선순위는 3개 이하로 정하고, 그 다음 우선순위는 5개 내로 적는다.


운이 좋으면 최고 우선순위 3개를 모두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하지만 경험상 미팅과 급한 요청으로 최고 우선순위 일만 처리하기도 바쁘다. 여러 팀과 일하다 보니 유연성도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요청이 들어오면 우선순위도 변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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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이라 우선순위 설정이 어렵다면 상사에게 직적적으로 물어보자. 주니어 시각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고, 시니어는 회사 전체 상황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직까지도 일이 너무 몰릴 때, 1:1 미팅 시 끊임없이 내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에서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내 리스트의 우선순위가 매칭되는지 반드시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이에 맞춰 내 우선순위를 조정한다.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야 회사 내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3. 타임 블로킹(Time-blocking)

타임 블로킹은 할 일에 필요한 시간을 미리 할당하는 방법이다. 하루 시간을 블록으로 나누고, 각 시간에 집중할 일을 정한다. 유명 CEO들이 추천하는 방법으로 실행하면 시간관리에 최고다.


보통 금요일 오후에 다음 주 스케줄을 확인하고 프로젝트별로 타임 블로킹을 한다. 예를 들어 화요일 오전 10-12시는 마케팅 전략 작성, 금요일 오후 3-4시는 주간 업무 체크 같은 식이다. 단, 하루 종일 꽉 채우지는 않는다. 일부 시간은 급한 미팅이나 업무를 위해 비워둔다. 내 경험 상 100% 예상치 못한 업무가 할당되거나 콜이 생긴다. 이 경우,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비워둔 시간에 기존 업무를 옮길 수 있다.


4. 중요한 일은 아침에 처리하기

아침 업무 시작 후 2시간이 집중도가 가장 높은 시간이다. 충분한 수면 후 뇌가 가장 활발하게 작동한다. 콜이 없으면 메신저 스케줄러로 시간을 블록하고 'Do not Disturb' 모드로 설정한다. 하지만 미팅 없는 오전은 거의 없다. ^^; 그래도 오전 4시간 중 2시간은 꼭 집중이 필요한 업무에 할애하려고 노력한다. (위에서 언급한 타임 블로킹을 적극 활용한다. "방해하지 마세요'라는 무언의... )


PMM으로서 가장 집중이 필요한 일은 제품 출시 메시징, GTM 전략 수립, 프로덕트 리포트 분석, 산업 연구 등이다. 내 분야는 IP(지적재산) 관련이라 계속 공부가 필요하다. 집중력 높을 때 자료를 읽고 출시 관련 핵심 포인트를 정리한다. 반면 이메일 답장, 챗 응답, 법인카드 정산 같은 단순 업무는 퇴근 1-2시간 전에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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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루 마무리 점검하기

하루를 시작할 때처럼 마무리도 중요하다. 우선순위로 정한 일을 완료했는지 체크한다. 못한 일이 있다면 이유와 기한을 점검하고 내일 할 일로 표시한다. 이해관계자들에게 물어볼 질문이나 요청도 메모한다. 내일 첫 미팅과 미리 확인해야 할 아젠다 등도 확인하고, 필요하면 미리 한 타임 블로킹을 조정한다.


물론 빨리 랩탑을 닫고 내 머리를 쉬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기 전 10분만 정리해도 내일 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뒤죽박죽 머릿속으로 걱정하며 랩탑을 닫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결국 중요한 건 현명한 시간배분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 나 역시 아직도 개선 중이지만, 이 습관들은 내 일의 질을 높이고, 업무 시간을 단축시키고, 회사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에 맞춰 '스마트'하게 일을 해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중요한 일을 제때 처리하는 사람이 진정한 일잘러다. '나 바빠'를 외치는 사람보다 매일 정시 퇴근해도 핵심 업무는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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